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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보이콧 재팬’ 항공사 여름특수 위기

일본 노선 비중 큰 LCC 항공사 난감…일본 대체용 해외노선 준비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국내 항공업계의 적신호가 켜졌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사태이후 ‘보이콧 재팬’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일본여행 불매 움직임이 고개를 들면서 사실상 여름특수가 사라질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사실 일본은 단거리 해외여행객이 즐겨 찾는 인기 지역이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에 일본 여행이 고매출을 주도하는 최고의 인기상품이다. 이같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보이콧 재팬’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 각 항공사들은 곤혼스러운 모습이다.

 

◆‘보이콧 재팬’ 적신호 켜진 항공사=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보이콧 재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한ㆍ일 하늘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에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된다는 점에서 항공사들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일본 노선 비중이 큰 LCC 항공사들은 더 난감한 상황이다.

 

항공사들은 이같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영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 방침을 밝힌 이후 일본 여행계획을 취소하거나 이를 인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사들은 긴장감을 늦추진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행 여객수요가 둔화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자칫 '이중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1~5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4.7% 줄어든 350만800명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올해 일본 여행수요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감정 악화로 자칫 여행수요가 줄게되면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같은 문제로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를 많이 충족 시켜야 하지만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대신 다른 노선으로 눈을 돌려 여객 수요를 끌어올리려고 하는 모양세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노선 비중이 월등히 높아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게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일본노선 비중 큰 LCC 항공사 타격 불보듯=‘보이콧 재팬’ 악재가 겹치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불안감은 일파만파다. 특히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받는 압박감은 더욱 크다.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액 대비 일본 노선의 비중이 각기 11%, 14%인 대한항공ㆍ아시아나항공 등과 달리, 제주항공ㆍ진에어ㆍ티웨이항공의 비중은 각기 25.6%, 24%, 30.6%에 육박한다. 단일 국가론 일본이 최대 수요처인 셈이다.

 

일본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본 노선은 연간 한국인 해외 여행객 수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저가항공(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국제 노선 68개중 22개가 일본 노선이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의 30%를 일본 노선이 차지했다.

 

제주항공의 경우 올해 1분기 일본을 통해 933억원을 벌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2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진에어도 일본 탑승객으로 지난해 대비 1분기에만 40% 증가한 6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일본 노선 운항편수는 지난해 비해 13.05%가 늘어났다. 여객 수요가 많기 때문에 노선 증편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벌써부터 항공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SNS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 단체관광객 200명이 항공편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7월 첫째 주 부산-일본 노선 탑승률은 66.9%에 그쳤다고 전했다. 6월24일~30일에 비해 8.4%가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예약 건수도 크게 줄었다.

 

◆항공사별 할인경쟁 및 노선다변화 등 대책마련 분주=여름 휴가철을 맞아 특가 항공권 이벤트를 진행하는 LCC항공사가 많다. 성수기 출발 임박 항공편의 운임을 저렴하게 제공하는가 하면 가을 여행을 미리 준비하는 여행객을 위해 ‘얼리버드’ 프로모션 등도 선보이고 있다.

 

또 일본 여행객 감소에 대비해 일본 노선을 줄이고 다른 노선을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인천-중국 노선을 올해 안에 취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과 에어서울 등도 연내 중국 노선을 신규 취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보이콧 재팬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스타항공은 올 여름 휴가지로 베트남 다낭과 나트랑을 제안하는 ‘다나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는 7월부터 9월 30일까지 편도요금을 △인천-다낭 8만9800원 △인천-나트랑 11만900원에 제공하는 등 사실상 최저가 행사를 마련했다. 다른 LCC항공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진에어는 연중 최대 규모 특가 프로모션 ‘하반기 진마켓’을 열었다. 오는 10월 27일부터 내년 3월 28일 사이에 운항하는 국내외 총 30개 노선 항공편이 대상이다. 진에어는 대표적 항공권 왕복 총액 최저운임은 인천-방콕 21만원대, 인천-마카오 15만원대, 인천-나리타 14만원대, 부산-방콕 23만원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