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편의점과 수퍼마켓, TV홈쇼핑을 비롯해 유통분야에서 영원한 숙적인 롯데그룹과 GS그룹이 석유화학 분야에선 한솥밥 식구가 되는 등 ‘적과의 동침’에 들어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의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GS그룹 소속의 GS에너지가 8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석유화학 분야를 거점으로 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야심이다.
롯데케미칼과 GS에너지 양사는 이를 위해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에서 양사 대표이사간 비스페놀A(BPA) 및 C4 유분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사 ‘(가칭) 롯데GS화학 주식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올해 하반기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이 51%, GS에너지가 49%의 지분을 소유하는데 합의했다. 신규 합작사는 2023년까지 8000억원을 투자, 연간 BPA 20만t과 C4 유분 21만t 규모를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합작회사를 통해 연간 매출 1조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7700여명의 직·간접적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BPA는 전기·전자제품, 의료용 기구 및 자동차 헤드램프 케이스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또 C4 유분은 탄화수소 혼합물로 추출과정을 통해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인조대리석 원료인 삼차부틸알코올(TBA)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양사는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각사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케미칼은 폴리카보네이트의 생산 원료인 BPA를 합작사에서 받아 폴리카보네이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기존의 C4 유분 사업도 확장할 전망이다.
GS에너지는 자회사인 GS칼텍스를 통해 합작사에서 생산한 프로필렌, 벤젠, C4 유분 등을 공급,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댜. 또 석유화학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부수적 효과도 GS에너지 측은 기대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는 “석유화학산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장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역량을 바탕으로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새로운 사업의 시너지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도 “정유·석유화학, 자원개발, 전력·집단에너지 등 기존 핵심사업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업투자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합작사업이 에너지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다각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