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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먹었나?"...웅진그룹 '코웨이' 다시 판다

코웨이 지분 25.08% 재매각…"재무적 위험 선제적 대응"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웅진그룹이 지난 3월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3개월만에 다시 매각한다.

 

웅진그룹은 재무적 리스크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웅진의 코웨이 지분은 25.08%다.

 

앞서 웅진그룹 모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와 웅진코웨이 인수계약을 종결했다. 당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실패한 기업도 다시 일어나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웅진코웨이로 새출발했다. 앞서 웅진그룹은 지난해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00억원 가량을 추가 투입, 지분을 25.08%까지 늘렸다.

 

하지만 지난 3월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벌이던 웅진에너지가 예상치 못하게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로 인해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던 것이다.

 

BBB- 시장은 지난 3월 항공사 등에서 발생한 회계감사 이슈로 인해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다. 웅진그룹 측은 이같은 재무 리스크가 향후 그룹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재매각하는데엔 태양광 사업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갈 때도 태양광 사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과정에서 끌어모은 차입금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위기 발생 전에 선제적으로 웅진코웨이 지분을 매각해 부채를 정리하자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렌털 시장의 원조인 코웨이를 운영하는 데 고민이 있었지만, 그룹의 피해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웅진그룹은 1980년 혜임인터내셔널에서 출발해 한때 매출 6조원 규모의 30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1989년에 창립된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서비스 등을 도입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면서 그룹 성장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2006년부터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하며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태양광 사업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 등에서의 적자가 커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을 매각하면서 그룹 해채 위기를 겪었고 웅진코웨이는 코웨이로 바뀌었다. 2014년 2월 회생절차를 마무리 한 후 다시 한번 기회를 엿봤고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서 그룹 재도약의 미래를 예고했다.

 

하지만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인수한지 불과 3개월만에 다시 재매각 절차를 밟았다.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매각한 자금으로 부채를 정리할 계획이다. 또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도 추진해 현금유동성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웅진그룹은 이같은 매각과정을 거친 뒤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경영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7000억원, 영업이익 5200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당시보다 10%가량 성장했다. 코웨이 인수는 지난해 코웨이 매각 당시 관심을 내비쳤던 기업과 사모펀드를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코웨이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결정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어렵게 인수한 코웨이를 3개월만에 재매각하게 됐다”며 "(이같은 결정이)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