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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게임 대장주’ 넥슨 매각 불발

15조원규모 매각대금 이견...재매각 당분간 어려울 듯

[퍼스트경제=최현정 기자] 대한민국 게임 대장주 넥슨 매각이 사실상 무산됐다. 15조원까지 치솟은 매각 대금이 넥슨 매각 불발의 결정적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텐센트와 미국 월트디즈니,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수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됐지만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넥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매각 진행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직접 NXC 매각주관사인 UBS와 도이치증권에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관사도 이른 시일내 인수 후보군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 이견차 이유로 매각 불발=김 대표는 올해 초부터 자신과 특수관계인, 개인 회사 와이즈키즈 등이 보유한 NXC 지분 98.64%를 매각키로하고 인수기업 물색에 들어갔다.

 

넥슨 인수전은 올해 게임업계의 최대 잇슈였다. 하지만 15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은 큰 벽으로 작용했고 결국 세계적 잇슈로 주목받았던 넥슨 인수 프로젝트는 실패로 결론났다. 김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지분 매각을 보류하고 매각주관사인 UBS, 도이치증권, 모건스탠리를 통해 인수 후보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넥슨 인수전에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을 비롯해 국내 최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카카오,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참여하거나 간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5조원으로 급상승한 매각 대금을 지불하며 넥슨을 인수할 후보 기업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 디즈니와의 협상 불발이후 유력 인수 후보였던 넷마블이나 카카오 등과도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는 별로였다.

 

넷마블은 시장 독점 우려가, 카카오는 자금조달 실패가 넥슨 인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넷마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6159억원, 카카오는 1조6334억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각 불발에 대해 "인수 후보자들이 내놓은 경영 계획이나 자금 조달 방안 등이 올해 초 김 대표가 밝혔던 ‘넥슨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 매각 철회가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재매각 추진 당분간 쉽지 않을 듯=넥슨은 지난해 2조5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국내 1위 게임업체다. 이같은 메이저 게임업체 매각이 불발되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넥슨 재매각 작업은 빠른 시일내 추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매각 실패로 시장과의 온도차를 경험한 김 대표가 당분간 넥슨을 다시금 매물로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넥슨 측은 이와 관련 "매각과 관련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말을 삼가는 분위기다.

 

게임업계에서는 매각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거취 및 계획 등에 대해 김정주 대표가 직접 나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김 대표의 사업 철수 의지가 강한 만큼 넥슨 재매각 잇슈는 다시 수면위에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넥슨 매각이 재추진하더라도 장기전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G의 상용화와 맞물려 게임산업의 플랫폼화가 속도를 낼 경우 IP 확보 차원에서 넥슨의 가치가 다시 오를 수 있는 만큼 당장에 낮은 가격에 매각하기 보다는 넥슨이 속도조절하며 매각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