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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후폭풍?...운정신도시 미분양 사태

대우건설, 중흥건설 등 건설사 청약 마감 실패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12년 만의 대규모 동시 분양으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1순위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사태가 터졌다. 수도권 청약시장에 3기 신도시 후폭풍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분양하는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가 6개 타입에서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접수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총 294가구 모집에 29명 청약에 그쳤다.

 

파크푸르지오 분양 관계자는 "동시 분양한 다른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비싸고 위치가 좋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금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계약은 잘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크푸르지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이번에 동시 분양한 중흥건설의 '운정 중흥 S-클래스'와 대방건설의 '운정 1차 대방노블랜드'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한 타입이 잇따랐다. 운정중흥S-클래스는 423가구를 모집한 59㎡A형에 721명이 몰려 1.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하지만 나머지 타입에서는 공급 물량에 비해 청약자가 미달됐다.

 

운정1차대방노블랜드는 59㎡A형에서 6.7대 1, 59㎡B형에서 1.7대 1의, 84㎡A형에서 3.0대 1의 경쟁률로 '선방'했으나 84㎡B형, 84㎡C형, 107㎡A형, 109㎡B형에서 1순위 청약을 채우지 못했다.

 

운정3지구에 들어서는 이들 단지의 이번 동시 분양은 운정 1·2지구에서 2007년 11월과 12월에 각각 5000여가구 2100여가구가 동시 분양된 이래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3번째로 진행됐다. 공급 물량은 파크푸르지오 710가구, 중흥S-클래스 1천262가구, 대방노블랜드 820가구 등 총 2792가구다.

 

특히 정부의 3기 신도시 선정에 따른 수도권의 아파트 공급과잉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하면서 이번 파주 운정신도시의 동시 분양 성적이 2기 신도시들의 주택시장 향방을 가늠할 잣대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같은 2기 신도시인 검단이 연초부터 미분양이 속출한 것처럼 운정신도시도 이번 동시 분양에서 쓴맛을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들 단지가 개관한 견본주택이 방문객들로 북적이면서 한때 이번 청약 결과에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GTX-A 노선이 자리한 운정3지구의 첫 분양 물량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지구라는 점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도 운정신도시파크푸르지오 1220만원, 운정중흥S-클래스 1208만원, 운정1차대방노블랜드 1194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이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된 결과"라며 "공급 가구 수가 많아 초기에 모두 소화하기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