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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통큰 투자’

B787-10 20대·B787-9 10대 11조원 대규모 투자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글로벌 경영 보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전세계 항공사 최고경영자가 참가하는 글로벌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보잉기 20대를 비롯해 신형 비행기 30대를 도입하는 등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어쇼에 참가한 뒤 보잉사 측과 보잉과 B787-10 20대, B787-9 10대 등 총 30대의 신형 여객기를 들여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 30대 가운데 B787-10 10대는 리스 방식으로 들여온다. 구매 항공기 20대 가격은 7조5000억원이다. 10대 리스 비용까지 합하면 총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에 도입키로 한 B787-10기종은 보잉의 최신형 모델로, 최대 33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장거리 중형 항공기다. 이 모델 도입은 국내 항공사 중 최초다. 대한항공은 B787-9는 2020년부터, B787-10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B787-9 기종을 처음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항공기 추가 도입으로 대한항공의 드림라이너 기단은 총 40대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B787-10은 수요가 많은 중·장거리 노선에, B787-9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번 항공기 도입 결정은 기종 현대화를 추진하는 출발점으로 보인다”며 “북미 노선 등 아시아태평양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도입되는 B787은 현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A330, B777, B747 등 노후 항공기를 대체해 전체 기령(항공기 연수)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연료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승객과 화물을 더 수송할 수 있는 B787-10은 B787-9와 함께 대한항공 중ㆍ장거리 노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이 직접 에어쇼에 참가하면서 이같은 대규모 투자 프토젝트를 감행한 것은 경영권에 대한 확고한 수성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후 첫 분기성적표를 앞둔 가운데 한진그룹의 실적 전망치가 최근 대폭 하향조정 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지만 유독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대한 전망치는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최근 한달새 대한항공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7% 하락했다.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보다 낙폭 큰 셈이다.

 

대한항공의 매출 비중을 보면 국제선 여객이 57%로 가장 크고, 화물 부문이 24%로 뒤를 잇고 있다. 국제선 여객 부문은 탑승률과 운임이 모두 작년 2분기보다 상승하면서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화물 부문이다. 지난해 화물 부문에서 2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적자 전환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건비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 요인 중 하나다. 조종사들의 2017~2018년 임금인상 소급적용분 300억원에 더해 500억원 이상의 안전장려금이 2분기에 지급된다. 작년 2분기에도 일회성 인건비가 500억원 넘게 발생했는데 올해는 전년보다 그 규모가 더 커진 셈이다.

 

한진그룹 주가도 덩달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한진그룹주 시가총액은 지난 4월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7조8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6조7000억원대로 떨어진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