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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기류 탄다

강남구 아파트 값 34주 만에 0.02% 올라...거래량 늘고 분양가도 오름세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과거 최고점에 육박하는가 하면 분양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강남일대에선 분양가를 둘러싸고 주택보증보험(HUG)과 시행사간 힘겨루기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정부의 9.13 대책 이후 곤두박질치던 아파트 가격이 8개월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일각에선 집값을 다시 잡기 위한 고강도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강경론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이 지난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4주 만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주택 매매 지표가 상당수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 하락세’가 끝났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거래절벽으로 인해 집값 상승이 오래 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송파구도 34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됐고 비강남권 보합단지도 10곳으로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강남(0.14%) ▲강동(0.08%) ▲중랑(0.07%) ▲관악(0.06%) ▲중구(0.06%) ▲노원(0.04%) 순으로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23평 기준) 최근 17억1000만원까지 팔렸다. 지난해 9·13대책 이전 18억5000만원에는 아직 밑돌지만 지난주 들어 2억원 이상 회복된 셈이다. 이 아파트는 현재 호가가 17억5000만원에 나오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15평 기준의 경우 5월초 19억9000만원(5층)이 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이전 최고가 18억6500만원(5층)을 넘긴 것이다. 송파구는 잠실 주공5단지, 리센츠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는 잠실 주공5단지 전용 24평 기준으로 최근 역대 최고가 거래다.

 

강남권뿐 아니라 비강남권에서도 집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비강남권 보합단지는 10개 구로 늘어났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이는 7개월 만에 최저 낙폭이다.

 

부동산 114는 오히려 30주 만에 서울 아파트 변동률이 0.01% 올랐다고 전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 푸르지오(18평 기준)가 12일 10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억5000만 원을 호가하던 것으로 급매물이 팔렸다.

 

또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25평 아파트는 최근 8억4000만원에 거래된 후 호가가 8억7000만∼8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3월 말까지만 해도 8억∼8억4000만원 거래됐던 주택이 4000만∼7000만원 이상 올랐다. 건영3차 25평 아파트도 지난달 말 8억2500만원에 팔린 뒤 현재 8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중계동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에 비해 문의 전화도 늘고 실거래도 이뤄지면서 호가가 다소 올랐다"며 "9∼10월 착공 예정인 경전철 호재로 분위기가 더 나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서울 집갑 상승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9%로 9주 연속 올랐다.

 

집값이 다시 줄줄이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집값이 바닥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새아파트 분양가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5만7103건으로 작년 같은 달(6만7789건)보다 15.8% 감소했다. 최근 5년간 5월 평균(8만6037건)과 비교해도 33.6% 적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1만1719건에서 8077건으로 31.1% 감소했다.

 

분양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지난달 말 기준 ㎡당 평균 778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5월 말 민간아파트 분양사업장 정보를 통해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의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해 5월말(691만9000원)보다 12.54%, 4월말(778만4000원)보다 0.0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