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3기 신도시 때문이라고?”...일산 아파트값 진실은?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부동산 가격하락 없어...오히려 오른 곳도”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정부의 3기 신도시 추진 계획 발표 직후 일산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같은 '일산 집값 하락' 보도는 과연 사실일까. 이에 대한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결과는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3기 신도시발 일산 부동산 값 추락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산지역 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하락한 곳이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오른 아파트도 나오는 등 제각각 결과가 달라 3기 신도시 때문에 일산 집값이 하락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그동안 대표적 호가 하락 단지로 언급되던 주요 일산 지역 아파트들 가운데 3기 신도시 발표(5월7일) 이후 계약된 실제 매매가격이 공개되고 있다. 신도시 발표 전후 고양 일산서구 가좌동 가좌마을 7단지 꿈에그린(전용면적 161㎡)은 3기 신도시 발표 뒤 5월11일 4억9500만원(15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전 같은 평수 매매가 5억원(4월 27일·20층)과 비교해 500만원 낮은 수준이다.

 

고양 일산동구 풍동 숲속마을 9단지(122㎡)의 경우, 발표에 앞서 4월5일 4억2500만원(17층)에 팔리다가 발표 후 5월20일에는 역시 500만원 저렴한 4억2000만원(18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4월6일 4억6000만원(84.93㎡·5층)에 거래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라이프) 아파트는 6월 1일 4억3000만원(2층)에 계약됐다. 3000만원 싼 가격이지만 저층(2층) 매물이라는 점에서 직접 비교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분석하고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추이에서도 3기 신도시 발표의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발표(5월7일) 직후인 5월 둘째 주 고양 전체 매매가는 직전 주보다 평균 0.11% 떨어졌다. 이는 발표 전 5월 첫째 주 하락폭(-0.07%)보다 0.04%퍼인트 더 높은 편이다.

 

같은 주(5월 둘째주) 고양지역 지역별 하락률은 ▲덕양 -0.06% ▲일산동구 -0.1% ▲일산서구 -0.19%로 첫째주 증감률대비 변동폭이 각 0.03%포인트, -0.08%포인트, -0.11%포인트씩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하락률 자체가 높지 않은 데다 같은 주 전체 경기도 하락폭(-0.10%)을 고려하면 고양(-0.11%)만 유독 특별히 더 많이 떨어졌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수치다.

 

더욱이 3기 신도시 발표 뒤 하락폭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가장 최근 조사 결과인 6월 둘째 주 고양 아파트 매매지수 증감률(직전주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세부 지역별 변동률은 ▲덕양 -0.1% ▲일산동구 -0.09% ▲일산서구 -0.1% 등이다.

 

이는 3기 신도시 발표 직후(5월 둘째 주)와 비교할 경우 하락폭이 덕양만 0.04%p 높아지고 동구와 서구는 각 0.01%포인트, 0.09%포인트 떨어졌다. 발표 직전인 4월 다섯째주와 거의 같은 수준인 셈이다. 고양·일산 외 부천(중동), 파주(운정), 인천 서구(검단) 등 다른 기존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3기 신도시 발표를 전후로 아예 거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부천 대장동의 경우 3기 신도시로 지정됐지만 부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발표 직후(5월 둘째 주) 직전 주보다 0.02% 하락했다. 일산보다 서울로부터 더 거리가 멀어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다는 게 보동산 전문가의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특이하게 일산 지역만 집중적으로 '공급 증가 부담' 피해 지역으로 언급되면서 일산 일부 지역의 매매 심리가 실제로 위축되고 호가가 다소 떨어졌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거래된 가격은 '1억 하락' 등의 소문과는 거리가 있고 아직 3기 신도시의 준공 시점이 많이 남은 데다 고양·일산 등 교통망 확충 계획도 있어 매매 심리도 안정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