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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자동차, 바람 잘 날 없네”

“실적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현대차·GM·르노 등 속앓이

자동차 시장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도 판매량은 여전히 상승곡선을 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해외 수출은 찬바람이 거세다. 중국 등 해외 공장도 문을 닫은지 오래다.

 

여기에 일부 업체는 노조파업이 마무리됐지만 노사갈등의 골은 이미 깊어질대로 깊어졌다. 공장파업으로 인한 손실도 엄청나다. 엔진결함 등으로 인한 연쇄적 리콜과 검찰 수사 등도 자동차 업체로선 부담거리다.

 

◆실적부진에 리콜 검찰수사로 속앓이=올해 5월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실적은 66만4200대로 전년동기대비 5.8% 감소했다. 내수시장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필두로 한 인기차종들이 선전한 반면 수출에선 7.1% 감소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업체별로는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 팰리세이드의 선전으로 내수에서 전년 동기대비 9.5% 증가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실적은 11% 감소하는 등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기아차도 내수시장에서 총 4만3000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보다 8.6% 줄어든 실적이다. 특히 주력 모델인 카니발의 경우엔 감소폭이 무려 23%에 달했다. 2.2% 줄어든 해외실적도 기아차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성적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차의 엔진결함 은폐·늑장 리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리콜 당시 현대차 품질을 총괄했던 신종윤 전 품질총괄 부회장을 소환하면서 수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현대차가 소음, 진동, 주행중 시동 꺼짐, 화재 등 엔진결함 문제로 지난 2015년 9월 미국에서 세타2 엔진 탑재 차량 47만대 리콜할 당시 의사 결정권자였다.

 

현대차는 그뒤 2017년 3월 미국내 119만대 추가 리콜과 같은 해 4월 국내 17만대 리콜 등 줄줄이 리콜 사태를 맞았다. 세타2 리콜과 관련한 전결 권한은 신 전 부회장이다.

 

하지만 검찰의 리콜 수사 칼끝은 정몽구 회장을 향하고 있다는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자동차 리콜의 경우 최고경영자까지 보고되는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리콜 사태를 바라보는 현대차그룹이 더욱 곤혹스러워하는 이유다.

 

◆노사갈등으로 만신창이된 생산현장=현재 자동차업계를 살펴보면 노동조합이 업체의 생사를 쥐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2일 극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그동안 지속되온 파업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한국GM은 올해 임금협상조차 제대로 시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에선 매출부진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불거진 노조파업이 자동차산업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오랫동안 파업으로 갈등을 빚었던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지난 5일 노조가 시작한 전면 파업은 종료됐고 회사측도 부분직장폐쇄를 철회했다.

 

르노삼성 노사의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시작된 갈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노사갈등으로 인한 상흔은 컸다. 노조파업 기간중 생산 손실은 2806억원 상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달 내수 판매도 6130대로 전년 동기대비 16.5% 감소했다. 국내 최하위 성적표다. 노조 파업에 따른 일감절벽은 고용위협·생산차질 등 경쟁력을 깎아 먹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GM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GM 노사는 2개월 가까이 임금협상 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다. 당초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올해 첫 임단협 교섭을 예정했다.

 

하지만 양측은 교섭장소를 잡지 못하면서 임단협 자체를 연기한 실정이다. 한국GM 노조측은 기본급 5.6% 인상과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통상임금의 250%(1000만원선)에 해당하는 성과급, 정년연장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