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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미래에셋, KCGI에 대출연장 불가 통보

200억원 규모 12일 만기도래…"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무관"

미래에셋대우가 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를 상대로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빌린 대출금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최후통첩한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미래에쎗대우가 KGCI의 반대편에 선채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조원태 등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백기사로 나선 것 아니냐는 말이 무성하다.

 

미래에셋대우은 "KCGI 측의 주식 담보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대출 연장 불가를 통보함에 따라 KGCI측은 특정한 일정에 따라 빌린 돈을 갚아야한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 측과 일전을 벌여야하는 KGCI 입장에선 돌발변수를 만난 셈이다.

 

앞서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와 엔케이앤코홀딩스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지난 3월과 4월 각각 200억원의 대출을 미래에셋대우에서 받았다. 그레이스홀딩스와 엔케이앤코홀딩스는 한진그룹과 지분 다툼을 벌이는 KCGI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다.

 

그레이스홀딩스의 경우 고(故) 조양호 회장에 이어 한진칼의 2대주주, 엔케이앤코홀딩스는 한진칼에 이어 한진의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엣대우는 만기일인 12일 200억원을 받는다. 나머지 200억원은 오는 7월 22일이다. 

 

KCGI가 제공한 담보 지분은 12일 만기분의 경우 한진칼 지분 1.78%과 다음달 22일과 도래분은 지분 1.27%다. 한진칼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보다 적은 지분만으로 많은 금액을 차입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 컨설팅에 나서는 데다 국내 주요 채권 발행 기업중 하나인 한진그룹의 위상 등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가 사실상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백기사로 나선듯한 모양새다.

 

KCGI는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다시 한진칼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만기 연장 불가는 한진칼을 둘러싼 KCGI의 지분 확보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재계 일각에선 한진그룹이 미래에셋대우를 회유해 만기 연장을 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이번 담보대출 연장은 KGCI측에서 먼저 요구한 사항이라며 선긋기하는 모습이다. 즉, 이번 대출 만기 연장 불가 결정이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다는 게 미래에셋대우의 공식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한 곳에만 투자하기보다 자금 운용 계획을 세워 계속 투자처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다른 곳에 투자할 계획이 있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KCGI는 이날 담보대출 연장 불가를 통보한 미래에셋대우뿐 아니라 KB증권 등에서도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