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산업 Biz&CEO Biz&CEO
[진단]르노삼성차 반쪽 파업 후폭풍 확산생산공정 인력배치 들쭉날쭉…회사, 생산량 증대 고심
  • 김근식 기자
  • 승인 2019.06.11 16:47
  • 댓글 0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르노삼성차의 어정쩡한 반쪽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노사 및 협력거래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기고 있다. 특히 협력거래선중 일부는 경영난으로 직원을 퇴사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노조 조합원 이탈로 무늬만 전면파업 연출...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전면파업 정상근무일 3일 차인 이날 주간 근무조 노조원의 67.6%가 정상 출근했다. 이는 정상 근무일 이틀째인 10일 오전 주간 근무조 출근율과 같은 수준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전면파업 상황에서 노조원의 3분의 2가량은 집행부 파업 지침에 동의하지 않고 정상출근하고 있어 당분간 정상 출근율은 비슷한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출근 노조원과 비노조원 등을 합쳐 70% 가까운 직원이 정상 출근해 공장을 가동하지만, 생산량은 평소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1분마다 차량 1대를 생산하는 구조다.

하루 8시간 근무에서 휴게시간 오전, 오후 10분씩을 빼면 근무시간에 차량 460대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노조의 전면파업 이후 첫 정상 근무일인 7일에는 41대를 생산했고 두번째 정상 근무일인 10일에도 60여대를 생산하는 등 평소의 10∼20% 수준에 그쳤다.

자동차 공장은 공정마다 균등한 작업량을 처리해야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된다. 르노삼성차는 전면파업 이후 엔진이나 차체 공정에는 노조원 출근율이 90%를 웃돌았다. 하지만 조립 공정에는 노조원 출근율이 30%대에 머물러 전체 라인 공정에 차질을 유발한다.

70%에 가까운 직원이 출근하고도 완성차 생산량이 평소의 10∼20% 수준에 그치는 이유다. 이처럼 높은 출근율에도 차량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해지자 회사는 노조를 상대로 정상적인 공장 운영을 위해 현재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통보했다. 근무형태 변경은 노조 협의 사항으로 노조 측 동의가 없더라도 추진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재 사전 계약을 받는 QM6 LPG 신차와 SM5 마지막 판매분 등의 인기가 높아 생산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노사분규 이슈와 관계없이 차량을 기다리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근무형태 변경은 전면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금은 주·야간 통합운영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교섭을 우선해야 할 때"라며 "회사 측은 시간 끌기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성실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면파업은 노조 입장에서도 협상 국면을 유리하기 이끄는 계기가 되지 못하고 있다.노조가 서둘러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조합원 참여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파업 동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조합원 참여율을 높이고자 10일 일부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산공장 인근 둘레길 걷기 이벤트를 열었으나 참석 대상 조합원 495명 가운데 120여명만 참여해 행사 빛이 바랬다.

노조는 걷기 이벤트 참석 조합원들에게 1만원권 상품권을 나눠주며 참석을 독려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파업에 협력거래선 구조조정 후폭풍=이번 르노삼성차 파업으로 협력거래선의 피해도 막심하다. 르노삼성차 분규가 전면파업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지역 협력업체들은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르노삼성차 전면파업 이후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모니터링 한 결과 분규가 장기화하면서 납품 비중이 높은 협력업체들은 이미 고사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협력업체중 일부는 이미 직원 일부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르노삼성차 장기 분규가 지역 일자리 감소뿐 아니라 향후 협력업체들의 공급력 저하까지 초래해 파업 이후 르노삼성차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에 100%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인 A사는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최근 직원 9명을 퇴사시켰다. A사 관계자는 "평소 노사화합의 가치를 높게 추구해왔으나 원청 기업의 장기 파업에는 어쩔 수 없었다"며 "매출 감소도 문제이지만, 회사가 잃은 무형의 손실이 더 크다"고 하소연했다.

르노삼성차에 생산 물량 80%를 공급하는 B사는 90명에 이르는 직원 중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30% 가까운 인원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이직을 유도하고 있다. 1차 협력사인 C사는 생산에 고용된 외주인력 30명을 이미 감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납품 물량이 절반 넘게 감소하면서 협력업체 대부분은 단축 근무와 휴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업체는 고용유지를 위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차라리 전면파업을 하면 같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되는데 지금처럼 르노 노사가 근무 인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일부 공정을 가동하면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제품 공급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생산을 할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더 커진다"고 반발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르노삼성차 사태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간신히 버텨 온 협력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며 "지역 협력업체 고사 위기는 가뜩이나 힘겨운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르노삼성차 노사 모두 전향적인 노력과 조속한 타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기자  kimtrue100@naver.com

<저작권자 © 퍼스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