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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르노삼성차 협력사, 노조파업 '속앓이'

단축 근무·휴업에 구조조정까지...고용유지 인건비 부담 가중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입니다.”

 

르노삼성차 분규가 전면파업으로 치닫는 가운데 로노삼성차 협력업체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르노삼성차 전면파업 이후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모니터링 한 결과 분규가 장기화하면서 납품 비중이 높은 협력업체들은 이미 고사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나섰다.

 

1차 협력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는 르노삼성차 조업차질로 이미 일부 직원을 내보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르노삼성차 장기 분규가 지역 일자리 감소뿐 아니라 향후 협력업체들의 공급력 저하까지 초래해 파업 이후 르노삼성차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차에 100% 납품하는 1차 협력사인 A사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최근 직원 9명을 내보냈다. A사 관계자는 "평소 노사화합의 가치를 높게 추구해왔으나 원청 기업의 장기 파업에는 어쩔 수 없었다"며 "매출 감소도 문제이지만, 회사가 잃은 무형의 손실이 크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르노삼성차에 생산 물량 80%를 공급하는 B사의 경우도 90명에 이르는 직원 가운데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30% 가량을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고 있다. 1차 협력사인 C사도 생산에 고용된 외주인력 30명을 감축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납품 물량이 절반 넘게 감소하면서 협력업체 대부분은 단축 근무와 휴업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업체는 고용유지를 위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D사의 경우 15%가량 매출 감소로 생산 물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에만 모두 7일간 휴업했다. E사 역시 르노삼성차 프리미엄 휴가에 맞춰 단체 연차를 사용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하는 실정이다.

 

F사는 4월 한달간 4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하루평균 5000만원대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삼성차의 파업으로 1,2차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르노삼성차 노사에 대한 원망과 불만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1차 협력업체인 F사 관계자는 "차라리 전면파업하면 같이 공장가동을 중단하면 되는데 지금처럼 노사가 근무인력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일부 공정을 가동한다면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제품 공급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생산할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르노삼성차 사태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지금까지 간신히 버텨 온 협력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지역 협력업체 고사 위기는 가뜩이나 힘겨운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르노삼성차 노사 모두 전향적인 노력과 조속한 타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