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슈]개포8단지, '한노-민노' 밥그릇 싸움에 속앓이

한국노총소속 건설노조 조합원 재건축 현장 타워크레인 농성

한국노총 조합원 1명이 27일 새벽부터 서울 강남의 개포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쯤부터 한국노총 건설노조소속 조합원 A씨가 1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소속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소방대원 등이 출동해 타워크레인 주변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도 A씨에게 농성을 중단할 것을 설득중이지만, A씨는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건설업체와 현장에서 교섭을 담당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한 달 넘게 민주노총과의 대치로 현장에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투입되지 못하자 고공농성에 나선 개포8단지 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지난달 23일부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서로 자신들 소속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두 노조는 재건축 현장을 맡은 현대건설 하청 건설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각자의 조합원들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는데 지난달 공사가 시작되자 민주노총에서 “한국노총 노조원을 내보내고 민주노총 노조원을 고용하라”며 한국노총 노조원들의 현장 진입을 저지했다.

 

지난 9일에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진입을 막아 300여명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국노총 측은 자신들의 조합원들이 업체와 근로계약까지 체결해 정당히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민주노총이 침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우리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적은 없는데 김씨가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랬겠느냐”고 호소했다. 반대로 민주노총은 건설현장에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경쟁이 가열돼 갈등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일자리를 놓고 싸움이 일어나는 상황인데 한쪽만 당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