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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출범 1달 한진그룹 '조원태號' 앞날은?

KCGI 표대결에 상속세 재원마련, 남매간 권영권 대결 등 산 넘어 산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한진칼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직에 오른지 한달을 맞았다. 조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당국으로부터 한진그룹 총수로 공식 인정 받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17일 사모펀드 KCGI에 타협의 뜻을 전했으나, KCGI가 되레 지분 확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0억원에 육박하는 상속세와 형제간 불분명한 재산상속에 따른 경영권 다툼 등도 조워태호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2.34%다. 소수 지분으로 그룹 회장직에 오른 만큼 한진칼 지분을 점차 늘려가던 KCGI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KCGI는 한진칼 지분을 14.98%까지 늘려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17.84%) 보유 지분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현재 조원태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 2.31%, 조현민 전 전무 2.3%로 삼남매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7%를 밑돈다. 하지만 차후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라 주도권이 바뀔 수는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별도로 남긴 유서가 없을 경우, 조 전 회장의 지분 17.84%는 민법에 따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94%를 상속받고, 조 회장 등 삼남매가 각각 3.96%를 상속받게 된다.

 

조원태 회장이 누이들과의 지분만으로도 KCGI에 대항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을 일단은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선 총수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가족불화설을 봉합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별세 후 동일인 지정에 대한 내부적 의사 합치를 이루지 못해 공정위에 동일인 변경 자료 제출을 미룬 바 있다.

 

조원태 회장이 국세청에 납부해야할 상속세도 변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3세 경영 체제 전환을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초 만해도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주가는 육박(지난해말 종가 2만9800원)한 상태로 시작했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타다가 3월 말 주주총회서 주주제안이 무산되면서 지난달 4일(종가 2만5050원)에는 2만5000원이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4만원대를 회복한 뒤 다시 조정기를 거치는 듯 했지만 조 전 회장의 상속 지분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간 갈등설이 불거진 이달 중순부터 다시 급등세를 탔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2만9800원) 대비 48.5%나 상승한 상태다. 한진칼 주가가 계속 상승세인 것을 감안하면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대한항공으로부터 고 조 전 회장의 퇴직금 명목으로 400억원을 수령하는 등 상속세 재원 일부가 마련된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의 퇴직금은 대한항공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여 상속세 재원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제를 해결하더라도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가족갈등설이 터진 터라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도 조 회장에게는 부담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런 가운데 KCGI는 조 회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경영권 확보를 위한 표대결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