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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 '안개속'

SK·한화·롯데·CJ 등 등돌려…최대 3조원 투입 리스크 부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안개속이다.

 

SK, 한화, 롯데, CJ 등 시장에서 잠재적인 후보로 거론된 대기업들이 공식 또는 비공식 적으로 인수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 매각이 확정된 초반까지만 해도 “처음부터 나서면 가격이 높아져 불리하다”는 소문을 흘리며 주판알을 튕기는 등 양동작전을 펼치는 대기업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이 실제로 살 생각 없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국계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주주가 보유한 구주를 경영 프리미엄을 주고 사들이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해 새 돈까지 넣어야 한다”면서 “여기에 항공사의 경영 여건 자체도 만만치 않다는 점 때문에 이중‧삼중의 리스크를 안고 있어 현 상황에서 누구도 쉽게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유력 인수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시너지 효과와 재무 여력, 위험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당장 2조~3조원을 투입하기엔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즉, 무리해서 인수할 경우 그룹 전체가 부실에 빠지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어느 누가 인수를 하더라도 이른 시일내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2922억원에 달한다. 이중 장기차입금 2883억원, 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등 6024억원, 금융리스 2702억원 등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만 총 1조1610억원에 육박한다.

 

올해부터는 국제회계기준 IFRS16 도입으로 그동안 단순대여료로 취급하던 3조원 규모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면서 아니사아나항공의 부채 비율이 급상승했다. 연결기준으로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700억원으로 부채 비율은 895%를 기록했다.

 

다만 채권단이 지난달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서 5000억원 규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본이 확충되면 상반기 부채 비율은 600% 안팎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회사가 감당해야할 이자율이 높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경쟁사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평가도 악재다. 중장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에 밀리는데다가 단거리에서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식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1대주주 지분 33.4%에 데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인수 후보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를 인수할 기업이 부담할 금액은 작게는 2조원에서 많게는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인수 희망기업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매각조건을 ‘임의 매각’ 방식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산업이 구주 가격 협상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각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면 이후 임의 매각 조건이 발동될 수 있다"며 "결국 7월 매각 공고 후에는 구주 가격 협상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