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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은행, 금리 내려도 대출 안푼다...왜?

시중은행 금리하락 따른 수요급증 예상에도 ‘신중모드’

코픽스 하락으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각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공급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주택담보 대출 수요가 급증하겠지만 가계대출의 속도조절을 시도하는 등 다소 신중모드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하락 전환하는 등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17일부터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0.09%포인트 내렸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날 연 3.39~4.64%에서 3.30~4.55%로 낮췄다. 국민은행도 전날 3.16~4.66%에서 3.07~4.57%로, 우리은행은 3.34~4.34%에서 3.25∼4.25%, 농협은행은 2.93~4.43%에서 2.84~4.34%로 하향조정했다.

 

고정금리 주담대는 역대 최저다. KB국민은행의 이번주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69~4.19%다. 1주일해 0.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고정금리와 비교하면 최저 0.38%포인트 낮다.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의 이날 주담대 고정금리는 3.07~4.08%로 변동금리(3.30~4.55%)보다 0.47%포인트 낮은 수치다. 우리은행은 2.93~3.93%로 변동금리와는 0.4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농협은행은 2.73~4.13%로 0.3%포인트 폭으로 낮았다.

 

대출금리 하락으로 수요 급증이 예고되는 가운데 6월부터 예견되는 주택가격 급락에 따라 입주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수요는 추가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주택업계에선 지난 4~5월 입주물량 감소이후 전세가격 호가가 상승했지만, 매수세 부진으로 매매 거래가 급감하면서 6월부터는 급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주택가격 하락과 급매 증가 전망에 대출금리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대출 수요는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은 조달 측면의 상대적 비용증가와 연체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로 공급량은 그만큼 늘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은 13조6000억원 감소했다. 실세요구불 예금은 2조8000억원, 총 예금은 5조5000억원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원가성 예금의 경우 조달금리가 0%대로 낮아 은행들의 대출 재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재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재원 적정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대출금리가 내려가도 가계대출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