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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상도...소형 ‘맑음’ vs 대형 ‘흐림’

대한항공 영업익 16% 감소...제주항공 22% 증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와 제주항공, 진에어 등이 주도하는 소형 항공사간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올들어 대형항공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은 두자릿수 급감한 반면 제주항공을 비롯한 소형 항공사의 실적은 두자릿수 증가하는 등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낸 저비용항공사(LCC)들과 달리 두 회사의 순이익은 달러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이 커져 지난해 대비 모두 적자전환했다.

 

이중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4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2%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나마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한 3조498억원으로 체면은 지켰지만, 순손실은 34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대형항공기의 정비 주기에 따라 정비비가 늘어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1118.1원에서 3월 말 1137.8원으로 높아지면서 환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근 매각 절차를 준비중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훨씬 컸다.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0%가량 줄어든 72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1조7232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했고, 순손실은 892억원으로 역시 적자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은 유럽과 중국 노선은 호조였으나, 항공 화물 부문에서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IT 수출기업의 물량 감소로 매출과 수익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기 위해 에어버스의 A350, A321네오 등 도입으로 경쟁력 강화 및 연료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사할린·하바로프스크·델리·시카고 등 비수익 노선 운휴 및 몽골·중국 신규 노선운영, 일등석 폐지 등 수익성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대형항공사들의 이번 부진한 실적은 동생격인 LCC들과는 대조적이란 점에서 타격이 더 크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매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별도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578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25% 성장했다. 매출은 3913억원으로 26.9% 증가했다. 순이익도 426억원으로 18.1% 늘었다.

 

제주항공은 경쟁사 대비 지속적이고 선제적인 기단확대 및 그에 따른 항공기 가동률 향상,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정비비와 리스료 등 주요 고정비용 분산, 다양한 부가사업 등으로 실적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도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0.1% 급증한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따지면 국적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반면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을 제외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은 주춤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은 무려 68.1% 급감한 5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손발이 묶였음에도 예상보단 선전했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작년보다 4.1% 감소하는데 그쳤다. 매출은 2901억원으로 3.6% 증가했다. 진에어는 동계 인기 노선에 대형기 투입 및 증편, 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수요를 확보했지만 기재 도입 제한에 따른 보유기재 대비 인건비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7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단 19.8% 감소했지만 매출은 2411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티웨이항공은 2014년부터 꾸준히 전년 대비 평균 34% 정도의 매출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FSC(대형항공사)보다 LCC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국내선 운임 인상을 준비하는 데다 일등석 폐지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절차에 따른 비수익 노선 정리와 전 직원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 게다가 매각이 본격화 된 이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기업들이 일제히 인수설을 일축하는 와중에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연내 매각이 불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구조조정이 한창인 FSC의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국제선 여객 수요가 둔화하고 화물 수송량이 감소하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중단기 노선에 집중하는 LCC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