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엉망이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실적을 꺾는데 직격탄 역할을 했다.
16일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30억원(0.7%) 감소한 금액이다.
이들 카드사의 순이익 합계는 소폭 감소한 가운데 대다수 카드업체가 뚜렷한 실적 하락을 보였다.신한카드의 경우 1년 사이 순이익이 169억원(12.1%) 줄었다. 신한카드는 1분기에만 수수료 수익이 312억원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167억원(38.7%), 우리카드 153억원(38.9%), 하나카드 73억원(28.6%)씩 순이익이 일제히 급감했다. 신용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고, 전년 동기 대비로 채권매각 규모도 축소돼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642억원으로 예외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81억원(146.0%)이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디지털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대손 비용이 늘면서 순이익이 261억원에 그친 영향이 컸다.
삼성카드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88억원(7.9%) 늘었다. 내실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삼성카드 측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2분기 이후다. 1분기에는 수수료율 인하가 적용된 2월부터 인하 효과가 반영된 데 반해 2분기부터는 온전히 3개월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가 전 기간에 걸쳐 반영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 결과에 따라 수수료를 환급해줘야 한다는 점도 신용카드사의 손익부담을 부추기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