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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후판 가격인상 후폭풍 부나

이란 원유수입 중단 유예 종료···국제 후판가격 인상 움직임

최근들어 원유와 후판가격 등이 줄줄이 인상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정유·조선 등 제조업체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미국은 23일 이란산 원유수입에 대한 한국 등 8개국의 ‘이란 제재 예외조항 폐기’를 선언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수입하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대책마련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이란산 원유도입 물량은 2018년 5.2%로 낮은 수치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이란산 초경질유 도입 비중은 50%를 넘어 국내 업체들의 대책마련이 시급해졌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카타르, 러시아 등 다른 시장 물량을 확보해 주요 수입품인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대체할 다른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카타르, 러시아, 미국 등 다른 지역의 원유를 대체 수입하거나 초경질유 대신 나프타를 수입하는 방법뿐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초경질유를 수입하는 주된 이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이란 제재에 대비해 작년 3개월 동안 수입국 다변화 전략을 취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변수가 있는 이란 원유 수입 대신 미국·러시아 등으로 거래선을 바꿔왔지만 이란 원류가 상대적으로 배럴당 2달러가량 저렴해 원가 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도입이 중단됐을 때 카자흐스탄, 러시아, 카타르로부터 초경질유를 수입·대체한 적이 있다"며 "현재 유럽, 아프리카, 러시아, 호주 등의 시장에서 경제성 있는 매물을 찾는중이"고 말했다. 그는 또 "초경질유 대신 '라이트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중"이라며 "대체 유종 확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지난 13일 95.10달러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철강사들은 철광석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조선사들에 수익성 후판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조선사들은 추가 가격 인상은 어렵다며 중국 등 수입산 후판 수입 확대를 대체 방안으로 후판가격 인상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두차례 가격 인상에 동의한 조선사들은 올 상반기엔 후판 가격 동결이나 인하를 요구하는 모양새다. 조선업계는 “올해 선박 건조 물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더딘 선박 가격 회복 등으로 매출이익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후판은 지난 1월 기준으로 17만5453t, 2월에는 14만5042t이 수입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83.6%, 56.1% 급증한 수치이다. 조선업계는 안정성 등을 고려해 후판 수입에 전면 나서는 등 국산 후판에 의존했던 관행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철강업계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국내 제강업계들은 올 해에 제강사가 매월 고시하는 월별 공급물량 고시제로 급변경했다. 이러한 조치는 그동안 원·부재료값 인상 등 가격 인상 요인을 거의 반영하지 못한 데다, 중국산 수입을 늘리는 등 건설업계 보복조치에 폭발한 것이다.

 

물론 건설업계에서도 날로 세지는 규제 및 글로벌 불황 등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으나 제강업계와의 이견 차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가격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상반기 내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하반기분 협상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철강·조선사 모두에게 해롭다"라며 "가급적 상반기내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