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코스피 3000선 붕괴...2962.17

인플레 공포, 미·중 악재에…6개월만에 3000선 밑으로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5일 코스피 지수가 2962.17로 마감하며 300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코스피 3000선이 깨지기는 6개월만이다. 이날 코스닥도 3% 가까이 급락했다. 다시 수면위로 부상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에 미‧중의 돌발 상황, 미국의 테이퍼링 움직임,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중국 인도의 전력난 등 여러 가지 국내외 악재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코스피 지수는 5일 직전 거래일보다 57.01포인트(1.89%) 하락한 2962.17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가 3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24일(2996.35)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60억원, 2345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6211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앞에서 맥을 못췄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940.59까지 밀리며 2900선까지 위협했다. 그러나 장 마감 전 소폭 만회했다.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도 2거래일 연속 2% 이상 급락하면서 4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955.37로 거래를 마치는 등 침울했다. 올들어 최고치 경신 랠리를 펼쳤던 미국 나스닥 지수는 전날 전거래일보다 2.14%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30%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622.77포인트(2.19%) 급락한 2만7822.19에 종료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곤두박질친 이유는 유동성 장세를 이끌어온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상한 가운데 미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이 파행하는 등 증시에 악재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일(현지시간)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장보다 1.74달러(2.3%) 상승한 배럴당 77.62달러를 기록하며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풍력발전 부진 탓에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율이 감소하고 가격이 치솟았는데, 중국·인도 전력난까지 가세하며 세계적인 에너지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증시 악재는 이뿐 아니다. 중국 헝다 그룹은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판타지아 홀딩스도 2억57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 만기상환에 실패했다. 일본 증시도 기시다 새내각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6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 미국의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우려도 여전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