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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부회장, 현대캐피탈 대표 사임...현대카드·커머셜 집중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전문경영인 체제 통한 전문화
정 부회장 이사회 자리에서 대표직 사임 공식 표명할 예정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는 유지한다. 캐피탈 업무는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정 부회장은 앞으로 신용카드와 커머셔 경영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 3개 금융사의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6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은 자동차금융서비스 회사인 현대캐피탈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이달 30일부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위이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매형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조만간 있을 현대캐피탈 이사회에서 대표직 사임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현대캐피탈은 현 목진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임 사내이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 주력하고, 현대캐피탈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에 발맞춰 완성차 부문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의 현대캐피탈 대표 사임은 연초부터 검토 논의됐다.

 

현대캐피탈 측은 이를 위해 그동안 각자 대표 도입과 공통조직 해소 등을 단계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근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 금융을 디지털화하고 중고차 시장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기법과 아이디어를 내세워 2003년부터 현대캐피탈을 이끌었다. 지난해엔 전세계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또 올핸 국내 금융사 해외이익의 절반 정도를 현대캐피탈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정 부회장은 향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미래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현대카드를 빅데이터와 AI, 블록체인에 기반한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디지털서비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카드 시장은 고객의 요구가 세분화되고, 결제 방식도 다양해짐에 따라 첨단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데이터 분석과 이를 활용한 상품 개발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금융과 디지털을 융합한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도입, 이에 기반한 상품 설계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상품, 광고, 브랜드, 서비스 등 업무 전반에서 혁신 기법을 도입하고 슈퍼콘서트 등 문화마케팅을 시도하며 현대카드를 상위권 카드사로 도약시킨 주역이다.

 

정 부회장은 향후 현대카드의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더 속도를 내 미래 신용카드 산업을 주도하는 역량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의 경우엔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부문과 더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행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속 금융사의 경쟁력이 완성차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현대캐피탈은 향후 고객 관점의 금융 서비스 혁신과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비즈니스 기반 확충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