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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11월까지 전면 중단

국민, 하나, 신한 등 4대 시중은행 대출중단 계획 없어
금융당국 가계대출 억제 기조...주담대 금지 첫 사례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농협은행이 오는 11월까지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키로해 금융소비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NH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11월 30일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농협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따른 것으로 시중은행의 신규 주담대 금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중단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금융권 가계대출은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규 가계 주담대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23일까지 접수한 대출은 기존대로 심사해 실행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중단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한 결정"이라며 "금융당국이 지난 금요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회의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목표치를 제시했으니 이에 부응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주담대 위반사항을 엄격히 적발하고 신용대출 한도도 축소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2020년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증가율 5%를 넘어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농협은행의 올해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 대비 7조원 이상 늘며 증가율 8%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증가율 5%를 이미 넘어 당국으로부터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에 농협은행은 기존 대출의 증액, 재약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긴급 생계자금은 심사부서에서 예외로 취급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 가계부채 증가율을 평균 5~6% 수준으로 관리하는데, 농협은행의 증가속도가 빨랐다”며 “속도조절 컨트롤이 쉽지않아 가계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행과 달리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아직까지는 가계 대출 증가율이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은 만큼 신규 대출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협은행발 ‘대출 절벽’ 현상으로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면, 목표치 관리에 빨간 불이 켜질 수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다른 은행으로 퍼지면 다른 은행들도 대출 관리 차원에서 일부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7월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조7000억원 급증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자 대출 옥죄기 수위를 높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