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상반기 국내 대기업 오너들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1위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계열사 실적 악화로 상반기 급여가 10억원 이상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실적이 급감한 기업 CEO들은 연봉이 삭감을 맛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올 상반기 총 132억9200만원을 받아 국내 대기업 오너들 중 최고액 보수 수령자에 올랐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147억8400만원으로 금액은 더 많았으나 허 명예회장 보수에는 ㈜GS에서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 98억여원이 포함, 실제 급여와 상여는 김 대표가 훨씬 많았다. 김 대표의 상반기 보수 가운데 급여는 10억1600만원이었으며 상여는 122억7600만원이었다. 이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잇따른 성공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됐다.

김 대표의 뒤를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9억7200만원을 수령, 2위를 차지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현직 오너 중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핸 2위로 한계단 밀려났다. 신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79억여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에서 보수가 크게 깎였다. 또 롯데건설에서는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아 전체 액수가 감소했다.

3위는 구자열 LS 회장이 64억9700만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상반기에 ㈜LG로부터 58억2400만원을 받았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으로부터 총 42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다음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32억50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21억5000만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21억원을 받아 SK그룹 오너들은 상대적으로 보수액이 적었다.

IT 분야에서는 네이버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1억5800만원, 한성숙 대표이사는 23억여원을 받았다.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5억9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 CEO들은 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동진·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올 상반기 각각 9억9900만원과 7억원, 6억7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들 세 대표이사의 올해 상반기 연봉은 지난해보다 평균 3억원 이상 깎였다.

지난해 김 부회장은 13억8600만원, 고 사장은 10억9600만원, 김 사장은 9억74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지난해보다 훌쩍 뛰었지만 상여금이 크게 줄면서 전체 보수가 감소했다. 이는 CEO 보수가 전년 기업실적에 연동돼 책정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7조7690억원 가량으로 지난 2018년(58조8,870억원)보다 47.4% 급감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이익이 감소한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사장도 올 상반기 보수가 3억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에는 26억2000만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22억7600만원을 수령했다.

퇴직한 대기업 경영진도 퇴직금을 포함해 거액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은 올 상반기 급여 6억500만원, 상여 7억1700만원, 퇴직소득 45억2900만원 등 총 58억51000만원을 수령했다. 조 전 부회장과 같은 시기에 물러난 정도현 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도 퇴직소득 50억8800만원을 포함해 총 55억2,800만원을 받았다.

‘샐러리맨 연봉신화’ 원조격인 권오현 전 삼성전자 고문은 상반기 총 113억49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삼성전자내 개인별 보수 지급액 1위를 차지했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삼성전자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아온 권 전 고문은 상반기에 급여 4억1700만원, 상여 16억2400만원, 퇴직소득 92억9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