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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가석방 뒤 서초 사옥으로 업무복귀

본사서 반도체 등 주력사업 실무경영진 만나 경영현안 점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포석 차원서 국내외 굵직한 투자 나설듯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곧바로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사업부문 경영진을 만나 업무 현황을 파악하는 일정을 신호탄으로 경영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나온 뒤 차량을 이용해 서초사옥에 도착한 뒤 곧바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가전사업 등 주력사업 부문과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 실무 경영진을 만나 경영 현안을 점검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법무부가 지난 9일 가석방을 결정하면서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1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재구속된지 20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또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면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가석방에 대한 반대 여론이 첨예한 상황에서 경영 성과를 통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 가석방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만회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이날 출소 직후 자택이나 다른 행선지 대신 삼성전자 본사가 위한 서초동 사옥부터 찾은 것도 이러한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일각에선 글로벌 반도체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도 이 부회장의 출소 직후 서초동 본사행을 이끌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국내외 반도체 기업간 글로벌 패권 경쟁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 상황 등으로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신속히 복귀, 대규모 투자 등 경영 현안을 챙겨야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수감으로 삼성전자의 투자가 지지부진한 사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공격적 투자로 나서는 등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3년간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1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아래 미국, 일본, 독일 등에 공장 설립을 검토중이며, 인텔도 2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 등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계획이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향후 굵직한 투자 등을 재개하는 등 삼성의 성장엔진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파운드리 공장 신·증설 프로젝트 추진 여부가 주요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총사업비 20조원 가량을 쏟아붓는 이 투자를 위해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을 비롯한 현지 주정부와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를 놓고 다양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또 평택캠퍼스에 조성중인 제3공장(P3)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뿐 아니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진출도 검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다. 삼성SDI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차로 2시간가량 떨어진 블루밍턴-노멀을 신규 공장 주요 후보지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