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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멀티플레이스 진화 가속화

코로나19 이후 아파트 시설 다양화 고급화 요구 거세져
잠자는 공간에서 일터, 놀이터, 치유시설 갖춘 복합화로 대응
한라, ‘아산 한라비발디 스마트밸리’, 선호도 높은 중소형 단지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일하고, 취미생활과 건강 등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스형 주택이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주거 트랜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나타날 주택시장의 변화에서 출발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 환경은 △쾌적하게 잠자고, 밥을 먹는 시설을 갖춘 기능을 기본으로 △업무를 보고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여가생활과 건강, 힐링 등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만능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변화의 징후는 감지된다. ‘직방’이 올해 초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는 우선 ‘현재보다 더 필요한 내부 공간 기능’에 대해 응답자의 47.9%가 “취미, 휴식 및 운동 기능(홈트레이닝, 홈카페, 홈바 등)”을 선택했다. 뒤를 이어 △방역·소독·환기 기능(15.4%) △업무 기능(14.6%) △유대감 형성 기능(8.9%) 등을 꼽았다.

 

주거공간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입지·외부구조 요인에 대해서는 “쾌적성-공세권, 숲세권'(공원, 녹지 주변)”이 3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발코니·테라스·마당·다락 등 서비스·여유 공간(22.8%) △올인빌·홈어라운드·주상복합 등 편의성(13.1%) △대중교통 등 교통 편리성(12.7%)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유연·원격근무,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직장과 집이 가까운(직주근접) 곳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사를 고려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48.6%)”는 응답자가 “아니다(51.4%)”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긍정적인 답변 이유는 “쾌적한 주거환경(41.7%)” 등이다. 주류다. 이들은 또 만약 유연·원격근무가 정착된다면 직주근접과 상관없이 현 거주지에서 이사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65.6%가 “예”라고 대답했다.

 

이같은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건설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기존 아파트의 주민공동시설로 경로당이나 게스트룸, 어린이집 정도가 전부다. 최근에는 단지내 차별화된 조망권을 선사하는 ‘스카이브릿지’, 재택근무를 위한 ‘공유 오피스’, 입주민들의 취미활동과 자기계발을 위한 ‘유튜브 스튜디오’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

 

올해 3월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한 ‘더샵 센트로’는 단지에 캠핑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가든’, 텃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팜가든’ 등 여가활동 공간을 마련했다. 단지 중앙에 물놀이장과 푸른 잔디가 펼쳐진 더샵필드 등도 설치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5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6822명이 신청해 평균 52.8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5월 대전에서 분양한 ‘대전 하늘채 스카이앤 2차’는 3개 층으로 구성된 주민공동시설 ‘하늘채 루미니티’를 설치, 화제를 모았다. 1층에는 맘스스테이션, 국공립어린이집, 2층에는 대전천을 조망하며 운동이 가능한 피트니스클럽과 키즈케어 커뮤니티, 공유주방형 주민카페, 3층에는 대전천을 내려다볼 수 있는 ‘아웃도어 그라운드’와 ‘리버뷰 라운지’가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역시 5월에 태영건설과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경남 양산시 사송신도시 B9블록에서 선보인 ‘사송 더샵 데시앙 3차’는 단지에 실내 체육관과 실내 골프연습장,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 야외 공간과 연계해 친환경 테마 어린이 놀이시설로 꾸며지는 '플레이클럽' 등을 조성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재택근무나 재택수업 등과 관련한 시설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