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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시내면세점 철수 검토

[퍼스트경제=최남주 기자] 샤넬,에르메스와 명품 3대장으로 불리는 루이비통이 한국 시내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정책 변화에 맞춰 사업 재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 따이궁(보따리상)들에 의한 '대량구매'가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루이비통의 가치와 정책에 맞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한국 사업 재편에 나서며 그 일환으로 시내 면세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실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순차적으로 매장을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면세전문 매체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2일(현지시간) "루이비통은 오랫동안 영업을 지속해온 한국을 포함한 상당 수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할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철수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철수설의 배경에 대해 "루이비통은 중국 현지 항공 터미널 등 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라며 "또 그룹투어(단체여행객) 대상 매장 대신 FIT(개인 여행객)에 주력하는 홍콩 마카오 시내점과 일본 오키나와 DFS 면세점 매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루이비통은 그룹투어에 중점을 둔 시내 면세점에서 중국 공항 (면세점)과 마카오 매장 등 FIT 중심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며 "그룹투어보단 특별한 (개인) 고객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더욱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관측했다.

 

현재 루이비통이 입점한 시내 면세점은 서울 4곳, 부산 1곳, 제주 2곳 등이다.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정책 변화로 인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 시기나 일정에 대해서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의 철수 배경에는 현재 국내 시내 면세점 시장의 주 고객이 사드사태 이후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궁으로 재편되면서 브랜드의 타겟 고객군과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제한되면서 따이궁의 비중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선 루이비통이 면세시장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으로 아시아 주력 시장을 옮기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중국은 2023년까지 중국 6개 공항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홍콩 국제공항에도 2호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 데이빗 리포트는 "중국은 이번 조치로 루이비통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공항 매장이 중국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루이비통은 2025년까지 중국 모든 광역지역에 현지 매장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