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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물가 적신호 켜졌다"...식음료 가격 줄인상

맥도날드 햄버거값 300원 올려...인기상품 11종 무더기 인상
두부 콩나물 즉석밥 빵 음료수 등 서민 먹거리 줄줄이 올라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서민이라면 허리띠를 좀더 졸라 매야할 것 같다. 서민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생필품 가격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린아이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와 음료수까지 덩달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장바구기 물가가 연초부터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가 걱정되는 일부 저소득증 입장에선 정말 죽을 맛이 아닐 수 없다.

 

서민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콩나물에서 두부, 즉석밥, 빵, 햄버거 등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월급 빼고는 모든 게 오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실제로 맥도날드는 오는 25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가격 조정 대상은 버거류 11종을 포함해 총 30종 품목이다. 이들 햄버거는 최소 100원에서 최대 300원 인상된다.

 

전체 품목의 평균 인상률은 2.8%다. 빅맥,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은 4500원에서 4600원으로 100원이 인상되며, 불고기 버거는 8년 만에 처음으로 200원이 올라 2200원이다. 탄산 음료는 100원, 커피는 사이즈와 종류에 따라 100원~300원 인상된다.

 

맥도날드는 닭고기, 돼지고기, 계란, 토마토와 양파를 비롯한 농산물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20~30% 급등하고, 지난 5년간 인건비 부담이 심화된 가운데 고객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가격 조정에 따른 고객 부담 체감 수준을 최소화하고, 그간 꾸준히 지속된 고객의 요청과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점심 할인 플랫폼 ‘맥런치’를 다시 도입할 예정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 속에서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해들어 먹거리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 2위 제빵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는 지난달 22일 90여 종의 제품 가격을 약 9% 인상한다고 가맹점에 공지했다. 단팥빵, 소보로빵, 크루아상 등 소비자가 많이 찾는 제품들의 가격이 100원씩 올랐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본사가 제시한 '권장 소비자 가격'을 고려해 각 점포가 최종적으로 가격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글로벌 원재료 가격이 매달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국내외 주요 원·부재료 가격이 올라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도 18일 약 2년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인상되는 품목은 파리바게뜨가 취급하는 총 660개 품목 중 14.4%에 해당하는 95개 품목이다. 평균 인상폭은 5.6%다.

 

오뚜기는 지난해 오뚜기밥(210g), 작은밥(130g), 큰밥(300g) 등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 7~9% 인상키로 했다. 이에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의 햇반의 가격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햇반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원·부재료와 가공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코카콜라도 편의점용 코카콜라와 씨그램의 가격을 100~200원 가량 인상했다. 롯데GRS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의 버거·디저트 등 제품 25종의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100∼200원 인상한다.

 

롯데리아가 가격을 올리는 제품은 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이다. 가격 평균 인상률은 1.5% 가량이다.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 새우버거 단품·세트 메뉴, 디저트 치즈스틱 등은 가격 변동이 없다.

 

풀무원도 최근 두부와 콩나물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두부와 콩나물 가격은 10~14% 안팎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풀무원의 가격 인상은 2019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샘표는 김치찌개 전용 꽁치 280g·400g, 조림전용 고등어 등 수산물 통조림 제품 4종을 평균 42% 인상했다. 동원F&B도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을 각각 13%, 16% 인상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103.90)보다 0.9% 높은 104.8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오른 것으로 상승폭은 지난 2017년 1월(1.5%)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 물가 수준을 100으로 상정했을 때 가중치를 고려한 892개 품목(상품 788개, 서비스 104개)의 물가 수준을 평가한 수치다. 통상 생산자물가의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겨울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농축산물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도 함께 오른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