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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개인 신용대출 축소한다

신한은행에 이어 Sh수협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한도 축소
지난해 신한 우리, 신용대출 줄이거나 금리 인상 단행
5대 시중은행 개인 신용대출 2조원 늘어난 135.4조원 달해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올들어 카카오뱅크와 Sh수협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개인 신용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등 돈줄을 죄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불붙은 '빚투', '영끌' 등 돈빌리는 '빚 열풍'이 올해도 진정될 기색이 보이지 않는 등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연일 예로카드를 꺼내 들고 나섰다. 가계 부채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부와 금융기관 내부에 팽배해진 셈이다.

 

실제로 Sh수협은행은 22일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대출 운용한도가 소진돼 신규 신청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제외한 만기일시 또는 분할상환 방식의 신규 대출 신청은 가능하다. Sh더드림신용대출은 연소득이 3000만원 이상이고 6개월 이상 재직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최대 한도는 5000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고신용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를 줄였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대열에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22일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 최대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적용 상품은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직장인 신용대출이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여신 사업 부문의 핵심 전략 목표인 중금리대출·중저신용자대출를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정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여신 사업 부문 핵심 전략 목표인 중금리대출·중저신용자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 대출 상품 최대 한도를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신한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5000만원 낮췄다. 신한은행은 1억5000만~2억원이던 '엘리트론Ⅰ·Ⅱ'와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4개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1억5000만원으로 낮췄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135조3965억원으로, 작년 12월 말(133조6482억원)보다 1조7213억원 증가하는 등 부채 증가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최근 이같은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오는 3월 일정 금액 넘는 고액 신용대출에 대해 분할상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신용대출을 축소 또는 중단한 뒤 올들어 판매를 재개했다. KB국민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이달부터 일부 상향조정했다.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 일반인 신용대출 한도는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각각 올렸다. 대출금리도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최대 우대금리도 0~0.25%에서 0.8~1.2%로 상향조정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부터 직장인 신용대출을 재개했지만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는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급증했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해 은행권의 특별한 관리 강화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카카오뱅크 등이 참석한 인터넷전문은행 간담회에서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