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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이커머스, SSG닷컴發 지각변동 예고

네이버 쿠팡 티몬 등 선발업체 겨냥 인재 영입 총력전
강희석 지휘봉 맡기고 조직개편 통해 공격경영 볼륨 올려
연내 오픈마켓 전환 승부수...취급상품 늘려 경쟁력 강화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이커머스 시장에 SSG닷컴 경계령이 내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자회사인 SSG닷컴이 이커머스시장 공략에 팔소매를 걷고 나섰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특히 쿠팡이나 티몬 등 선발 이커머스 출신 전문인재 영입을 타진하는 스카웃 작전에 들어갔다.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 티몬 등이 사실상 주도하는 가운데 SSG닷컴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14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내년엔 2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의 2021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취급 품목 늘리고 매출목표 올리고...“오픈마켓을 향하여!“=SSG닷컴의 3분기 누적 거래액(GMV)은 2조 8290억원으로 연간 기준 4조원에 육박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매출목표액는 3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6.4% 증가했다. 연간 기준 예상 매출액은 1조3000억원이다. 당초 매출목표로 잡은 1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이 이를 위해 취급상품 다양화와 함께 영업전략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픈마켓 전환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많은 상품 취급을 통해 거래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오픈마켓은 개인과 소규모 판매 업체 등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중개몰을 의미한다. 쿠팡, 11번가, G마켓, 롯데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언택트 소비문화가 일상적으로 자리잡은 만큼 다양한 소비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 도입을 통한 상품군 확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커머스 강자로 통하는 쿠팡의 경우 이미 직매입과 오픈마켓 방식을 모두 채택하고 있다.

 

SSG닷컴의 오픈마켓 진출설은 지난해 초부터 계속됐다. 지난 2월엔 이용약관을 개정해 '통신판매중개서비스'와 '플랫폼 개발 운영 서비스'를 사업 영역에 추가했다. 6월에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서비스 'SSG페이'를 흡수 통합했다. SSG닷컴이 오픈마켓까지 확장한 것은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오픈마켓은 엄격한 입점 절차를 거쳐 엄선된 상품만 판매하는 종합몰과 달리 오픈마켓은 비교적 낮은 단계의 심사만 통과하면 누구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오픈마켓은 이처럼 개인사업자의 상품등록이 자유로워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강점을 발휘한다. 통상 오픈마켓의 취급 상품수는 9000만건에서 1억건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은 입점심사와 담당 상품기획자(MD) 협의를 거친 상품만을 판매하는 프로세스로 인해 취급상품이 1000만건에 그친다. 하지만 오픈마켓을 통해 취급 상품수을 늘릴 경우 취급상품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SSG닷컴 측 설명이다.

 

◆이커머스 전문인력 스카운...공격경영 겨냥한 조직개펀=SSG닷컴이 공격경영을 펼친다. 이를위해 SSG닷컴은 컨트롤타워도 베테랑급 전문가로 배치했다. 적자기업 이마트를 단박에 흑자전환시킨 강희석 대표를 이마트 겸 SSG닷컴 수장으로 배치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쟁력 시너지를 위해서다. 최근 공격경영에 효율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뿐 아니다. 기존 1본부(영업본부) 6담당 체제에서 4본부(데이터 인프라본부, 운영본부, 신사업본부, 지원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SSG닷컴이 오픈마켓 전환을 앞두고 경쟁업체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했다.

 

지난해 말 최영준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했다. 또 김일선 쿠팡 푸드 관련 상품기획자(MD)와 이미연 이베이코리아 HR(인사) 업무 담당자를 각각 라이프스타일 담당(상무)과 인사 담당(상무)으로 채용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외부에서 검증된 인재를 영입해 전문성을 계속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 CSO는 적자 상태이던 티몬을 시간대별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로 전환하며 티몬의 첫 월간 흑자 달성에 기여한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쿠팡 푸드 관련 상품기획자(MD)였던 김일선 상무는 SSG닷컴에서 비신선식품 부문인 패션·뷰티·잡화 등을 맡아 백화점 몰에 입점한 판매점 관리를 총괄한다.

 

이베이코리아 HR(인사) 출신 이미연 상무는 국내 유일한 흑자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조직 문화와 복지 제도를 SSG닷컴에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동안 직매입 중심이던 취급상품도 오픈마켓 형태로 다양화하는 데 발맞춰 오픈마켓 출신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인다는 해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SSG닷컴이 오픈마켓 전환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재영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이커머스 선후발 업체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