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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LG화학 배터리 분사...글로벌시장 판도변화 예고

LG화학發 글로벌 베터리시장 지각변동 불가피
분사 발표 첫날 주가 5% 빠져…배터리 자금확보"
SK이노베이션과 특허소송전 지속할 가능성 높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이 분사한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17일 배터리부분 물적 분할을 승인하는 이사회를 개최한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을 통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다.

 

이번 분사 방침과 관련, 일각에선 LG의 경우 배터리 사업의 투자자금 확보를 통해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려는 목표아래 기업가치 상승을 예측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의 주가도 변수다.

 

당분간 LG화악의 핵심 사업부문이 분사하는 만큼 LG화학 주가가 당분한 가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또 이번 배터리부문 분사를 계기로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LG화학 베터리부문 전격 분사...글로벌 배터리시장 지각변동 예고=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분사를 본격화한다.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의제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유력하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주된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성장을 위해 상장(IPO)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로 꼽힌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 이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신설·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드는데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LG화학이 물적분할을 하면 분사하는 전지사업부문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는 만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고 향후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꾸준히 추진했다. 하지만 배터리 부문의 미래 성장 동력이지만 지속된 사업비 투입과 적자 등으로 인해 분사 결정이 쉬운 결정은 아니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후 흑자를 이어갈 것이 예상되면서 충분히 상장 여건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약 150조원 규모에 달한다.

 

LG화학은 이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 설비를 2018년 말 35GWh에서 올해 말 100GWh로 3배 가까이 끌어올리고 내년 말 120GWh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각국에 공장을 증설해야 한다. 상장 시 신주를 발행하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의 분사를 계기로 전기차를 둘러싼 글로벌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향후 수년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화학은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차, 폴크스바겐·BMW·GM·벤츠·포르쉐·포드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우선 주목되는 부문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절대강자인 미국의 테슬라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테슬라의 경우 배터리 데이에서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이고 안전성을 높인 신개념 배터리 제조기술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기술이나 인력·자본 등이 부족한 테슬라가 파트너사와 협력한다는 발표도 함께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 데이는 테슬라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날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를 표명한 상태다.

 

◆분사 발표 첫날 주가 5% 빠져…배터리 자금확보 긍정적"=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테슬라·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다량의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LG화학의 수주 잔액은 150조원에 달한다.

 

이같은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선 유럽·중국 등 현지 공장 신설에 매년 3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이번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목표점도 이같은 자금 마련을 위한 사전포석이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생산설비에 투입, 글로벌 배터리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LG화학에서 분사한 배터리부문은 추후 기업공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는 LG화학의 주가다. LG화학 주가는 이날 배터리 부문 분사 추진 소식이 뉴스로 타전된 직후 5% 넘게 하락했다.

 

최근 고성장세인 배터리 사업을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사업부 분할 소식에 주식을 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5.37% 하락한 6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사 소식이 처음 전해진 이날 오후 2시 낙폭이 크게 빠지며 충렁였다.

 

물적분할의 경우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따로 떼어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기존 투자자들은 신설법인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이 실망 매물로 나왔다는 분석이다.

 

한편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사 이후 IPO에 나설 경우 오히려 LG화학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물적분할을 가정하고 배터리 자회사 상장에 나설 경우 자회사의 시장가치를 LG화학 주가에 반영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LG화락의 배터리 분사뿐 아니라 22일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예정된 만큼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상존학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특허소송전 지속할 가능성 높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 소송전도 관심거리다. 배터리가 분사할 경우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전쟁 스파링 파트너의 소속과 환경이 바뀌기 때문이다.

 

LG화학의 이번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분할이 확정되면서 SK이노베이션과 벌이고 있는 배터리 기술 소송전 관련 합의가 급물살을 탈 지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이 분사를 계기로 2차전지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분쟁을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측이 보상 합의금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분사 결정을 계기로 변화를 보일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0월 5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을 결정지을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연기 가능성도 거론되나 이 역시 11월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예비판결을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의 이의 제기로 4월 재검토를 결정했다.

 

양측은 최근 국내 소송 1심 판결을 기점으로 잇달아 입장문을 발표하며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역시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둔 여론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 판결을 앞두고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금 액수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LG화학 측에서 수조원 대의 배상금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배터리업계에선 양사가 합의를 통해 소송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배터리 전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간 소송전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중국과 유럽 등 후발 기업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하지만 양측간 대립 양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LG화학 측은 최근 “배터리 사업부 분사와 SK이노베이션 측과의 소송은 관련이 없다”며 “향후 예정된 절차에 따라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