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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하반기 턴어라운드' 노려

신동빈 회장 최근 롯데슈퍼 공덕점 방문하며 현장경영 박차


하반기 사장단 회의서 본업 경쟁력 강화 주력
상속 지분중 41% 받으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 차단
롯데그룹 포스트코로나 대응 위해 디지털전환 속도↑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지분 상속을 완료하면서 원톱 체제를 다시 한번 굳힌 신동빈 회장이 광폭 현장경영을 앞세워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현장경영을 발판삼아 하반기 실적 개선을 꾀한다는 각오다.

 

신동빈의 롯데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각 계열사의 매출이 하락하는 등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특히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부문 유통계열사는 경쟁력 급락으로 전국 200여개의 대형마트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하반기 반전을 노리는 롯데그룹 입장에선 신 회장의 공격적인 현장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을 느끼는 이유다.

 

◆신동빈 롯데슈퍼 공덕점 방문...현장경영 박차=신동빈 회장은 지난 주말 롯데슈퍼 공덕점을 깜짝 방문해 고객 반응을 살폈다. 현장에는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그동안 신동빈 회장은 주말을 활용해 주요 사업장의 현장을 점검해왔다. 고객들의 반응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이번 방문도 고객들이 붐비는 시간대를 통해 고객 반응을 살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지난달 초 일본에서 복귀한뒤 ‘포스트 코로나’ 대응을 강조하며 현장 경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사업장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자가격리를 끝낸 이후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 경기 안성 롯데칠성음료 스마트 팩토리, 부산 시그니엘부산 등 주요 사업장을 직접 챙기며 위기관리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은 신 회장이 일본에서 복귀 후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첫 일정이었다. 신동빈 회장의 이같은 광폭행보에는 신 회장이 지난 하반기 사장단 회의서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이 깊다.

 

◆하반기 사장단 회의서 본업 경쟁력 강화 주문=신 회장은 최근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애프터 코로나가 곧 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위드 코로나가 내년 말까지는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이러한 ‘70% 경제’가 뉴노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최근 경제상황의 어려움을 짚었다.

 

또 최근 유통 매장 등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던 것에 대해도 “직접 가서 보니 잘하는 것도 있지만 부족한 점도 보였다”고 언급하고,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본업의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회장은 “디지털 전환을 이루고 새로운 사업이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왔던 사업의 경쟁력이 어떠한지 재확인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너무 위축되지 말고,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업의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대표이사들에게 당부했다.

 

최근 상속 지분 합의가 완료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점도 신 회장의 코로나 대응 전략의 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향한 디지털 전환 속도 높여=영업현장뿐 아니라 코로나 시대에 맞춰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첨단기술의 발전과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첨단기술 및 트렌드에 대한 정보 수집과 스터디를 지속하는 한편 각 사별로 사업 특성에 맞추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외부 DT·IT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에 나섰다. 롯데는 최근 사원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인 ‘엘리크루티비’를 통해 DT·IT 분야 신입·경력 구직자들을 겨냥한 홍보 영상 ‘롯데밸리에 산다’를 공개했다.

 

지난 5월부터 면세점 빅데이터 직무 수시전형 모집을 비롯 상시채용네 나섰으며 하반기에는 국내 대표 온·오프라인 프로그래밍 전문교육기관인 ‘멋쟁이 사자처럼’과 연계한 ‘아이디어·해커톤’과 그룹 차원의 ‘DT 공모전’이 예정된 상태다.

 

롯데 계열사들도 업계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7월 10일, 인공지능(AI) 기반 기상 예측 시스템 도입을 위해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양사는 ▲6개월 이상 일(日)단위 기상 예측 정보 제공 ▲기상 상황별 상품 수요 예측 모델 구현 등에 관해 협력하기로 했다.

 

롯데홈쇼핑은 한국IBM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교하게 분석한 기상 예측 정보를 전달 받아 상품 기획, 편성,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한편, 기상 상황과 상품 수요 변동 관계를 도출해 현재 운영 중인 ‘스마트 AI 편성 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패션 소품을 가상으로 착용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 서비스 ‘리얼 피팅’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언택트 쇼핑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진천 메가 허브 터미널 건설을 통해 택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고객 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 창고 시설에서 원스톱으로 택배 터미널로 연계되는 최적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롯데 이커머스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