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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코로나19發 불황 장기화 ‘속앓이’

정유사 2분기 신통치 않아...정제마진 저조, 코로나 여파
이동 수요 줄어 ‘수송용 석유 특수’ 기대도 어려워
“비정유 부문 투자 강화·신사업 발굴로 활로 모색”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정유업계가 연일 울상이다. 올들어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깜짝 흑자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오일 등 나머지 정유3사는 상반기중 영업손실을 봤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S-오일 등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코로나19발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다소 축소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이동 수요가 회복이 더뎌 수송용 석유 소비가 지지부진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에 정유사들은 위기 탈출을 위해 비정유 부문 투자를 강화하고 신규 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2분기 적자폭 줄었지만 손실 여전…하반기 전망도 ‘흐림’=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의 2분기 영업손실 합은 총 7241억원으로 집계됐다. 132억원의 흑자를 낸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면 모두 1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4사 합계 4조원이 넘는 역대 최악의 적자를 냈던 지난 1분기에 비해 손실 폭을 6분의1 정도로 줄인 것은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까지 겹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정유사들에게는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 수익성의 ‘바로미터’인 정제마진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8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정유사들의 수익분기점이 4~5달러 선임을 감안한다면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마이너스(-)에 들어선 정제마진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석유의 소비가 크게 준 것도 원인이다. 3분기에는 여름 휴가철 특수 등으로 인해 휘발유, 항공유 수요 특수를 누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한 이동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정유업체 실적 개선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 4사, 코로나19發 불황속 활로 모색 위해 ‘총력전’=불확실하게 요동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정유사들은 활로 모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초 체력을 키우기 위해 비정유 부문 투자 확대를 비롯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유연한 가동률 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2분기 ‘나홀로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가격이 낮은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을 경쟁사에 비해 5~6배 높은 33%까지 확대하며 원가 절감에 성공했다. 또 뛰어난 설비 경쟁력과 유연한 설비 운영으로 본업인 정유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도 원유정제시설(CDU) 가동률 조정을 통해 수요 감소에 대비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수요 제한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신사업 투자 강화 등으로 위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