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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자녀세대’ 경영권 승계 가속화

CEO스코어, 55개 대기업집단 지배회사 총수일가 주식자산 조사
LG·한진·대림 등 30곳 경영권 핵심 지배회사 주식자산 자녀세대로 이전
그룹 총수, 5년전 평균 창업 1.7세대서 올해 2.0세대로 세대전환 급속화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대기업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최근 5년새 총수의 후계자가 경영일선에 등장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주식 자산 비중이 총수에서 자녀 세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기업집단 중 30곳의 총수일가 자녀세대가 지난 5년간 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주식자산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전 기업집단 동일인(또는 실질 총수)이 창업 1~2세 총수 위주의 평균 1.7세대였다.

 

하지만 올해들어선 3~4세 총수일가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평균 2.0세대로 전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우선 총수 자녀세대의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 확보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곳은 대림이다. 대림은 자년 세대의 핵심 게열사 주식 자산이 5년전에 비해 65.0%포인트 상승했다.

 

다음은 한진, OCI, 호반건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등 총 13개 그룹으로 대부분 두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분 확대를 통해 5년 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규모가 부모세대를 넘어선 곳은 LG와 한진, 대림, 호반건설 등 4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롯데와 대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 총수일가 주식자산의 100%를 자녀세대가 보유했다. 삼성‧태영‧현대백화점‧KCC‧애경‧효성 등 15개 그룹도 절반을 넘었다. 지분이 50%를 넘어설 경우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CEO스코어가 지난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가치 변화(2014년 말~2020년 8월 말 기준) 조사 결과 자녀세대의 비중이 커진 곳은 총 30개 그룹(55%)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그룹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에서 자녀세대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대림이다. 대림은 2014년 핵심 계열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총수일가 주식자산(7780억원)중 65%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나머지 35%를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과 이해승씨가 보유했다.

 

현재는 총수일가 주식자산의 100%를 자녀세대가 보유하고 있다. 이해욱 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52.3%다. 대림에 이어 한진(한진칼), OCI(OCI㈜), 호반건설(㈜호반건설),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테크놀로지그룹㈜), LG(㈜LG), LS(㈜LS),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지주), CJ(CJ㈜), 효성(㈜효성), 한화(㈜한화, 에이치솔루션) 등이 두자릿수의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5년새 자녀세대 주식자산 규모가 부모세대를 뛰어넘은 그룹 조사에선 LG, 한진, 대림, 호반건설 등 4곳으로 나왔다. LG와 한진은 기존 동일인의 사망으로 승계가 이뤄졌다. 또 대림과 호반건설은 자녀세대가 지주사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 확보를 통해 주식자산 비중을 높였다.

 

이중 호반건설의 경우 2018년 ㈜호반건설이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자녀세대인 김대헌 부사장이 ㈜호반의 주식을 ㈜호반건설 주식으로 교환받으면서 지분율 54.7%의 단일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에 따라 호반의 경우는 총수일가 주식가치(2조5878억 원)의 71.9%(1조8615억 원)를 김대헌 부사장이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핵심 계열사 주식자산을 100% 자녀세대에서 보유한 그룹은 대림과 롯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3곳이다.

 

또 태영(태영건설),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삼성(삼성물산), KCC(㈜KCC), 애경(AK홀딩스), 효성(㈜효성), 한진(한진칼), 두산(㈜두산), 동원(동원엔터프라이즈), 호반건설(㈜호반건설), 세아(세아제강지주, 세아홀딩스), DB(㈜DB, DB손해보험), 한화(㈜한화, 에이치솔루션), 금호석유화학(금호석유화학㈜), LG(㈜LG) 등 15개 그룹도 자녀세대 주식자산 비중이 50%를 상회했다.

 

반대의 경우인 대기업도 있다. 미래에셋을 비롯해 카카오, 한국투자금융, 네이버, 셀트리온, 넷마블 등 14개 그룹은 부모세대의 주식자산 비중이 100%를 기록했다. 핵심 계열사에 대한 자식세대 주식보유가 절반을 웃도는 대기업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한편 55개 대기업집단 동일인의 경우 2014년은 평균 1.7세로 창업 1세와 2세 등 부모세대 위주였지만 올해는 평균 2.0세로 세대 전환이 이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기업집단 동일인은 아니지만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조 사장의 경우도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