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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빅3', 전기차 바람타고 순항

LG화학, ‘우수고객’ 테슬라 판매 확대 힘입어 흑자 전환 전망
삼성SDI, 스마트폰 배터리 수요 급감 ...SK이노베이션 ·해외공장 부담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팽창하는데 발맞춰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용 배터리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예고된 가운데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빅3의 2분기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사의 실적은 이달 말 전후로 발표된다. 업계와 증권가는 LG화학의 경우 ‘우량 고객’ 테슬라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배터리 수요가 급감한 삼성SDI와 해외 공장 가동 비용 부담을 안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분기에 이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는 전기차를 비롯한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배터리 업계가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RE(Renewable Energy)100’과 같은 고객사의 재생에너지 전환 기조로 해외에 생산 공장이 치중된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3사의 경쟁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배터리 기상도…LG화학 ‘맑음, 삼성SDI·이노 ’흐림‘=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은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반면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은 적자에 그칠 것으로 평가받는다.

 

LG화학의 경우 폴란드 배터리 공장 수율 정상화 및 테슬라 판매량 증가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 부문에서 2분기에 대략 500~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LG화학은 지난 4월 특별기를 통해 폴란드 현지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한 인력 200여명을 파견해 안정화 작업에 투입했다.

 

그간의 경험 축적을 통해 신규 설비의 안정화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알짜 고객사’ 테슬라를 통한 전기차 배터리 판매 수익 강화도 예상된다, 테슬라는 2분기에 자동차 9만520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이는 지난 1분기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분기 최대 규모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인도량이 예상치 6만~7만대를 상회했다”며 “같은 기간 LG화학의 전체 출하량중 테슬라 비중이 40%까지 증가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이 지연되며 중대형 전지는 400억원대 영업손실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형 전지 부문의 경우 스마트폰 배터리는 부진이 예상되나 재택근무 확대로 노트북, 태블릿 배터리 수요가 증가해 소폭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전망이 가장 좋지 않은 편이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전지 부문에서 1049억원 영업손실을 냈는데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중국과 헝가리에 공장을 완공하면서 생산능력을 키웠는데 이러한 공장 가동 확대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배터리 산업 ‘호황’…RE100 정책, 장기적 경쟁력에 영향= 한편 하반기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을 비롯한 전반적 수요 확대로 배터리 업계가 호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과 삼성SDI는 3,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해 하반기 각각 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증설 및 신설 비용 등을 고려할 때 2023년께 흑자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업계의 전반적 ‘우상향’ 흐름에도 변수가 있다. 바로 해외 고객사들의 ‘RE100’ 정책 영향이다. ‘RE100'이란 기업 활동 전체를 100% 재생가능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말한다. 테슬라, 폴크스바겐, BMW, 볼보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애플, 구글 등도 이미 이러한 기조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

산할 수 있는 기반이 없어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LG화학은 중국 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SK이노베이션도 헝가리 코마롬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재생가능에너지 100% 생산 구조를 적용, 설비 확대에 나섰다.

 

산업의 ‘전진 기지’인 생산 공장이 해외에 치중되는 것은 긴 흐름에서 봤을 때 국내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배터리3사가 긴 호흡의 활황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내에도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 설비를 확충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