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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테진아’ 앞세워 주류시장 1위 탈환 ‘장밋빛’

‘테라·진로’ 상승세에 하이트진로 지난해 매출 2조원 돌파
테라 작년 말 4억5600만병 판매하며 점유율 약 40% 기록
김인규대표 맥주부분 흑자전환·점유율 50% 돌파 목표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하이트진로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하이트진로가 '테라' 맥주와 '진로이즈백' 소주를 앞세워 10년간 지속된 주류시장 만년 2위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렸다는 게 주류업계 전문가의 전언이다. 주류시장에선 이를 빚댄 '테슬라' 열풍도 불고 있다.

 

'테라'와 '진로이즈백' 등을 조합한 '테진아發' 주류시장 판도변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주류시장 1위 자리를 굳히기에 돌입했다. 굳건한 1위인 참이슬과 지난해 역사적인 성공을 거둔 테라와 진로이즈백을 앞세워 업계 1위를 굳히는 것은 물론 격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테진아(테라+진로이즈백) 앞세워 주류시장 1위 탈환 노린다=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테라와 진로이즈백 호조에 힘입어 7년여만에 매출 2조원을 회복했다. 또 지난해 11월 시가총액도 3년6개월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하이트진로의 시가총액이 마지막으로 2조원을 기록한 것은 종가 기준으로 2만8600원을 기록한 2016년 4월26일로 3년 6개월 전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2조351억원의 매출과 8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4.8%에서 4.3%로 소폭 하락했다. 순이익은 마이너스(-) 428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하이트진로가 매출 2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2년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신제품 맥주 ‘테라’가 입소문을 타며 9개월여 만에 1500만상자 를 판매한 덕분이다. 이는 약 4억5000만병에 해당하는 수치며 우리나라 성인 1인당 10병을 마신 셈이다.

 

테라는 출시 당시 목표였던 두 자릿수 점유율을 3개월 만에 달성했다. 11월에 이미 연 판매 목표의 약 2.5배 이상이 팔려 나가면서 회사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50% 중후반대를 유지하며 소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던 참이슬도 테라와 참이슬의 합성어인 테슬라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60% 초반까지 점유율이 치솟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연말에 재고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이 강남과 여의도 홍대 등 주요 상권의 주류 점유율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테라의 맥주점유율은 61%에 달했다. 하이트진로가 약했던 강남 권역 맥주 점유율 역시 55%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선전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고, 순이익은 마산공장 생산효율화에 따른 비용이 발생했던 영향이 컸다”며 “올 들어서도 매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는 하이트진로 임직원들과 김인규 대표의 절박함이 담긴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론칭한 뒤로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해 서울 주요 상권으로 꼽히는 강남과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이면서 적극적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품질과 적극적 홍보활동으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맥주 판매량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일반맥주의 격전지인 유흥시장에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당초 테라 출시로 기존 하이트진로의 맥주제품인 하이트와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맥주 제품군 확대로 맥주사업에서 반등을 이뤄냈다.

 

소비자 사이에서 테라의 맛과 품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여의도, 강남,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고 출시 한 달여 만에 1억병(330mL 기준), 반년간 2억병, 작년 말 4억560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김인규 대표 필사즉생 각오로 공격경영 총력전=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몇 차례나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

 

김인규 사장은 1962년생으로 연세대 수학과와 동대학 경영대학원 MBA를 마치고 1989년 하이트에 입사했다. 이후 하이트 영업본부 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면서 9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 취임 후인 2012년부터 카스에게 1위를 내줬고 테라 출시 전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맥주사업에 대한 실적 압박을 받아왔다. 자사 브랜드인 하이트와의 갉아먹기 경쟁을 감수하면서도 테라에 역량을 집중한 이유다.

 

사실 테라가 출시됐을 당시만 해도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오비맥주의 ‘카스’가 굳건했고 편의점에서는 수입맥주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은 2012년 오비맥주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준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였다. 3분기 기준 2012년 7197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9년 5418억원으로 24.7%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44억원에서 마이너스(-) 414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20%대로 떨어졌으며 롯데주류와 수입맥주의 등장으로 실적은 매년 감소했다. 반면 소주부문은 이 시기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굳건한 1위를 지켰다.2011년 인수한 진로 덕에 하이트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왔던 이유다.

 

이런 상황에 출시한 테라는 김인규 하이트 진로 대표의 ‘필사즉생’의 각오가 담긴 승부수였다. 김 사장은 국내 맥주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반맥주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는 게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테라의 출시와 함께 판촉활동에 공을 들였던 이유다.

 

김인규 대표가 당초 목표로 삼았던 테라의 두자릿수 시장점유율을 여유롭게 달성했다. 아울러 올 한해 테라의 상승곡선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참이슬’과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진로이즈백’의 상승세도 김인규 대표에게는 희소식이다. 출시 2개월 만에 사측에서 정한 1년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출시 72일 만에 1000만병이 팔렸다.

 

김 대표는 이에 맥주부문을 흑자전환 시키는 동시에 시장점유율도 5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올해 사업목표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