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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 3총사, 언텍트 바람타고 '훨훨'

쿠팡,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 7조 돌파...“투자 계속”
위메프, 6년 연속 성장 이어갔지만 ‘영업손실’ 개선 숙제
티몬, 10년만 월간 흑자 힘입어 내년 상장 노린다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최근 10년간 이커머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쿠팡, 위메프, 티몬 등 3개사가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10년 투자의 결실을 맺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로켓배송을 필두로 명실상부한 유통공룡으로 올라선 쿠팡은 지난해 창사 후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고 위메프도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매각설이 끊이지 않던 티몬은 지난 3월 첫 월간 흑자를 기록하며 내년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비접촉 소비'가 늘어나면서 올해 성적은 더욱 기대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쿠팡,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 7조 돌파=쿠팡은 지난해 매출 7조1530억원, 영업손실 7205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보다 64.2% 늘어났고 영업손실은 4000억원 이상 줄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쿠팡의 지난해 손실 규모가 2018년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해 왔다. 지난해에도 고용 인력을 늘리고 로켓배송 지역을 확대하는 등 '확장 정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2019년에도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낸다면 소프트뱅크의 추가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의 향후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손실 규모를 4074억원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다.

 

쿠팡의 매출액은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할인점 부문 매출은 6조3306억 원을 기록했고, 2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의 2018년 매출은 6조4100억 원이었다.

 

쿠팡은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와우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재구매율과 구매 단가가 올라가면서 물류 효율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현재 쿠팡 회원은 25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속적으로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온 것이 결실을 맺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쿠팡은 2014년 27개였던 로켓배송센터를 지난해 168개로 늘렸다.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도 259만명에서 3400만명으로 증가했다. 사실상 배송경쟁력에서는 '독주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커머스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월 결제금액 1조6300억원을 기록하면서 인터넷쇼핑 사이트 중 월 결제금액 1위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의 남다른 속도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예측해 고객과 가까운 로켓배송 센터에 미리 준비해두는 기술과 인프라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새벽 배송을 넘어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과 같은 전에 없던 서비스로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묻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메프,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지난해 연말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한 위메프도 2019년 6년 연속 두 자릿수 거래액 성장을 이어가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위메프는 지난 8일 2019년 실적 최종 집계 결과 연간 거래액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4653억원, 757억원이다. 거래액은 전년 5조4000억원 대비 18.5% 증가한 수치며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 14.2%를 넘어서는 수치다.

 

매출액은 2018년 4294억원보다 8.4% 늘어난 4653억으로 집계됐다. 작년 8월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으로 전환 이후 ‘신규 파트너사 지원 프로그램’ 등 상생활동을 강화하면서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은 전년대비 14.3% 성장한 3455억원을 기록했다.또 지난해 연말 37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자본 총계가 플러스로 전환,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위메프의 가격 경쟁력에 더욱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해 고객의 돈과 시간을 아끼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 하겠다”며 “더 많은 중소 파트너사들이 위메프와 함께 부자로 성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공격적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 10년만의 월간 흑자 힘입어 내년 상장 노린다=코로나19의 여파와 이커머스 기업의 실적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열기가 식었던 티몬의 상장 작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상장 주관사 후보들이었던 중견 증권사인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대형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주관사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티몬은 이르면 다음주 중 5개 국내 증권사 중 주관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티몬의 상장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고 쿠팡, 위메프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각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그러나 티몬은 매각에서 상장으로 궤도를 수정한 후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티몬은 3월 실적을 집계해 결산한 결과, 1.6억원의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티몬은 월단위로 영업이익이 플러스가 된 기록은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조단위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는 유통 기업들 가운데 최초라고 설명했다.

 

티몬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타임커머스 플랫폼’ 구축이었다. 파트너사에게는 단기간내 폭발력 있는 판매량과 홍보 효과라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최저가 이상의 할인이 적용된 특가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무리한 비용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인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티몬은 현재 ‘테슬라 상장’을 통한 증시 입성을 검토 중이다.테슬라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을 감안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허용하는 성장성 평가 특례상장 제도로 적용 대상은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 기업 중 ‘직전 연도 매출 30억원 이상에 최근 2년간 평균 매출증가율 20% 이상’ 또는 ‘공모 후 자기자본대비 시가총액이 200% 이상’ 조건을 충족하는 적자기업이다.

 

티몬은 2017년 1189억원, 2018년 1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요건을 충족한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기업가치는 1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티몬이 원하는 상장 공모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모펀드를 두고 있는 만큼 인수자를 찾는 작업은 물밑에서 계속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티몬이 월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전체적으로 볼때는 아직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런만큼 티몬이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적관리가 우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티몬은 “현재와 같은 흐름을 지속해 연말에는 사상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