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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유산상속 마치고 현장경영 박차

‘1조원’ 롯데 신격호 유산 자녀 4명 분할 상속 ‘합의’
국내주식 평가액 4500억원...주식 상속세 2700억원
"세부 비율 비공개...상속 후 지배구조 영향 없을 것"
신동빈 등 롯데家, 신격호 유산 1조 분할상속..부동산 남아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롯데그룹이 본격적인 ‘신동빈 원톱’ 체제로 들어섰다. 신 회장은 최근 부친인 신 명예회장의 지분상속 절차를 마무리짓고 주요 계열사를 연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의 보폭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 1일 롯데슈퍼 프리미엄 공덕점 매장을 찾았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5월 일본에서 귀국한 뒤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 시그니엘 부산,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과 롯데푸드 광주 공장, 여수 롯데케미칼 제1공장, 국동 롯데마트 등을 연달아 방문하고 있다.

 

이같은 공격적인 현장경영은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유산 가운데 롯데 계열사 지분에 대한 유족간 분할 상속 협의가 마무리됐다. 신격호 회장의 유산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을 포함해 1조원 수준에 이른다. 국내 주식 상속세는 27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마트 등 주요 사업장 현장방문 등 공격경영=신 회장이 현장경영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오프라인 유통 및 소비재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현장경영의 고삐를 다시 잡고 있다.

 

고강도 현장경영을 통해 주요 사업장의 긴장감을 한층 고취시키는 한편 사업별 경쟁력을 제고를 통한 코로나 위기 탈출을 위해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래 사업 준비를 격려하는 목적의 현장 방문”이라는 말로 최근 신 회장의 공젹적인 현장경영의 취지를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사업은 중국의 사드 보복, 유통업 트렌드 변화에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우선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 등 주요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쇼핑 실적부진이 뚜렷하다.

 

롯데쇼핑은 2017년 17조9260억원, 2018년 17조8207억원, 2019년 17조6220억원 등 지난 3년간 매출이 감소하는 등 하락세다. 2017년 8010억원이던 영업이익도 2018년 5970억원, 2019년 4279억원으로 2년새 무려 46.5%나 줄었다.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8.3%, 74.6% 줄어든 4조767억원, 5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신통치 않다. 올초 지구촌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찾은 방문객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경쟁력이 약화된 대형마트 200여곳을 춧고허가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매장을 올해에만 120개 줄인다. 롯데마트 매장만 16개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이같은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엔 실적 개선과 부진 등 상반된 관측이 상존한다는 점이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실적에 긍정적이다.

 

신 회장이 역설한 본업의 경쟁력을 위해 롯데가 추진하고 있다. 개대하는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 줄이기와 이커머스 롯데온 키우기다. 일각에선 구조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바잉파워의 약화를 우려하는 전망도 있다.

 

◆신격호 유족 계열사 주식 상속 마무리=신 회장이 현장경영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배경엔 지분 상속 마무리가 일정 부분 영향을 이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 상속을 마무리짓고 롯데그룹의 신동빈 원톱 체제 출범을 알리는 차원에서 현장경영의 고삐를 다시 잡았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 일가는 최근 부친의 롯데주식 상속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유족들이 신 명예회장의 유산중 롯데 계열사 지분의 분할에 합의한 것이다.

 

국내 유산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이 나눠갖고 일본 소유 재산은 주로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이 상속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명예회장 사망 후 약 6개월 만이 총 상속세 4500억원 중 국내 주식 상속세는 2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인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은 최근 롯데 계열사 지분 상속 비율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 지분은 상속인이 똑같은 비율로 상속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속인 간 합의로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신 명예회장 유산중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은 국내에서는 롯데지주(보통주 3.10%, 우선주 14.2%)·롯데쇼핑(0.93%)·롯데제과(4.48%)·롯데칠성음료(보통주 1.30%, 우선주 14.15%)와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이, 일본에서는 롯데홀딩스(0.45%)와 광윤사(0.83%), LSI(1.71%), 롯데 그린서비스(9.26%), 패밀리(10.0%), 크리스피크림도넛재팬(20.0%)등으로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중 롯데물산 지분은 이미 정리가 끝난 상태다.

 

한국 재산의 경우 한국 국적의 3인(신영자 신동주 신동빈)이, 일본 재산은 일본 국적의 신 전 고문이 갖기로 결정했다. 4명이 납부할 상속세는 총 45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국 재산에 대한 상속세 부분은 3200억원으로 3인이 나눠 낼 예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격호 회장의 유산은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을 포함해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국내 주식 상속세만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상속인들은 지난달 31일까지 유산 정리를 마치고 상속세를 신고해야 한다.

 

◆부동산 보유 가치 높아...평가차익 천문학적 전망=신 명예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이들 기업은 부동산 가치만 보면 ‘숨겨진 보석’ 같은 기업이다. 우선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만 보더라도 부동산 가치가 상당하다.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자산재평가시 롯데제과가 보유한 영등포 공장 부지(2만3000㎡)의 가치는 6400억원 수준이었다. 평가 당시 평가 차익만 3741억원에 달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1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역 도보 5분 거리의 최고 ‘노른자위’에 자리한 롯데칠성음료 서초지점 부지(3만5000㎡)도 현재 시세가 최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와 서초구가 최근 해당 부지에 건물을 지을 경우 최고 높이를 250m로 상향하는 내용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내놓아, 향후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이 쥐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부동산을 포함한 롯데쇼핑의 비유동자산 규모는 28조원이 넘는다. 이중 토지(7조9,768억원)와 건물(7조2,135억원)의 장부상 가치만 15조원 이상이다. 시장 가치는 이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 롯데물산이 가진 부동산 가치 또한 수십조원 규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텔롯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5조4,685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2만3100㎡ 크기의 소공동 부지 등 ‘노른자위’ 부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 부동산의 시장 가치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물산은 잠실롯데월드 부지와 제2롯데월드 부지 등 21만㎡가 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부지의 공시지가는 10조원 가량이지만 시세는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롯데그룹 상장사의 몸값은 이들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2조2094억원이다. 롯데칠성음료은 8073억원, 영등포에 7000평 가량을 땅을 보유한 롯데제과의 몸값 또한 6834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