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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독 경제 기상도...국내 '맑음' vs 해외 '흐림'

美 우버, “코로나19 후 70%이상 사업 급감”…리프트·메이븐 등도 존폐 기로
국내선 카셰어링 이용 오히려 늘어…쏘카 “건당 이용시간·장기대여 증가”
“대중교통 비해 안전·공유차량 철저 방역” 인식에 韓에선 오히려 확산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장가도를 달리던던 승차공유 서비스 등 공유경제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해외 공유차 시장은 위축되는 반면 국내는 여전히 상승세다. 해외와 국내간 공유자동차 시장의 온도차가 뚜렷한 셈이다.

 

실제로 미국에선 우버, 메이븐 등의 기업들이 매출이 급감하고 사업 정리에 들어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쏘카, 그린카 등 차량공유 업체와 전동 킥보드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사용량이 늘었다.

 

대중교통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과 공유 차량들이 철저한 방역을 거치는 것도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차량공유가 확산하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유경제 서비스의 글로벌 침체를 국내 업체들은 한 발 비껴간 가운데 유사한 위기를 맞지 않기 위해 ‘코로나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플랫폼과 정책의 변화 역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카 등 전년대비 50%대 고성장 속도전=이처럼 미국에서 잘 나가던 차량공유 서비스들이 존폐 기로에 선 반면 국내의 차량공유업계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활황을 맞고 있다. 쏘카는 기간제 대여 서비스 ‘쏘카 플랜’이 출시 이후 누적 계약 1000건을 돌파했다. ‘쏘카 플랜’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서비스로 쏘카 차량을 1개월 단위로 최대 36개월 이용할 수 있는 기간제 대여 서비스다.

 

‘쏘카 플랜’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계약 1004건(14일 기준)을 기록했는데 이용자 중 41.5%가 연장 계약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2월과 3월 평균 계약건수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대비 2배(91.7%)가량 증가했다는 게 쏘카 측의 설명이다.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의 3월 주중 평균 이용 시간 역시 전월대비 21%,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했다. 통상 차량 공유 서비스는 주말 나들이 등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 발발 이후 주중 이용자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짧은 거리를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도 인기다. 전동킥보드 공유업체 고고씽은 지난 3월 말 하루 이용 건수가 1월 말대비 30~40% 증가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 초기 예상과 달리 공유 서비스 이용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대중교통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과 더불어 각 업체들의 철저한 방역에 소비자들이 믿음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쏘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차량 소독 및 세차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방역 작업은 차량 대여 및 반납이 이뤄지는 쏘카존에서 진행한다. 그린카 역시 차량 반납 즉시 세차 및 소독에 들어가고 핸들 등 주요 접촉 부위에 멸균 작업을 하며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서울 지역 주요 차고지를 살균 방역한다.

 

◆미국 공유차 시장 흔들...우버 등 연속적자 못끊어=최근 미국 승차공유 기업 우버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연간 매출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전망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우버는 연간 매출이 160억 달러(19조5000억원)를 웃돈다는 전망을 밝히면서 연속 적자 고리를 끊고 첫 흑자를 낼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불과 2개월 만에 비관으로 변했다. “호황기 때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우버에 존재 자체의 위기를 물어야 할 때”라고 미국의 매체는 꼬집었다. 유사한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 역시 아직 발표 전이지만 외부 기관이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우버와 마찬가지로 ‘붕괴’를 맞을 것이 예상된다고 17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즈는 보도했다.

 

제네럴 모터스(GM)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운영 중이던 차량 공유서비스 ‘메이븐’을 중단한다고 21일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GM은 메이븐 사용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차량 공유사업을 다시 검토해본 결과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2016년 출시한 ‘메이븐’은 1년 만에 미국내 17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등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유사 서비스 등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우선 GM은 지난해 보스턴, 시카고, 뉴욕 등 주요도시에서 메이븐 서비스를 중단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매출이 7%가량 급감하자 GM은 결국 수익성이 낮은 차량 공유사업에서 철수한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