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유료 TV시장 '쩐의 전쟁'...인수합병 본격화

"헬로비전 이어 현대HCN, 딜라이브, CMB까지 M&A 봇물"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유료TV 시장에 기업 인수·합병(M&A)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M&A 시장에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유료TV 기업을 놓고 한치 양보없는 '쩐의전쟁'을 시작했다. '쩐의 전쟁'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 유료TV 시장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유료TV 시장이 M&A 중심에 섰다. 유료TV 시장을 주도해온 메이저들이 줄줄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M&A 시장에 등장한 매물은 현대HCN을 비롯해 딜라이브, CBM 등이다. 유료TV 시장이 최근들어 돈놓고 돈먹는 '쩐의 전쟁터'로 변모된 셈이다.

 

사실 유료TV M&A는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예견됐다. 이후 현대HCN이 매물로 나오고 딜라이브에 이어 CMB까지 매각되자 유료 방송시장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헬로비전 이후 현대HCN, 딜라이브, CMB 등 M&A 봇물=LG헬로비전(구 CJ헬로)가 대기업에 인수되면서 유료 시장 전체가 M&A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으로 언택트 시장이 커지면서 유료 방송 시장에도 크게 여파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료TV업계 1·2위였던 LG헬로비전(구 CJ헬로)과 티브로드가 매각됐다. 올해에는 3~5위인 딜라이브, CMB, 현대HCN(126560)이 매각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유료방송 M&A 2차전이 시작됐다. 또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의 새로운 합병법인이 지난 4월30일 출범했다.

 

이후 유료TV업계 3위이자 수년째 '매물' 상태인 딜라이브에 이어 올들어 5위 현대HCN도 매각에 나섰다. 이어 지난 9일 '빅5'중 남은 마지막 CMB 역시 통신3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케이블TV업계 분위기에 매각 결심을 굳혔다.

 

유료TV 3~5위 사업자가 모두 매물로 나왔다. 이통3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쳐지는 가운데 유료방송시장의 일대 재편이 급류를 탔다. 딜라이브와 현대HCN에 이어 케이블방송 업계 4위인 CMB가 매각 계획을 공식화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MB는 지난 9일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주간사 선정 등 세부 일정을 조율해 빠른 시일 안에 M&A(인수합병)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CMB는 1965년 국내 최초 유료 방송사로 설립된 중앙음악방송을 모태로 55년간 사업을 해 왔다. 서울 영등포·동대문, 대전광역시·세종·충남, 광주광역시·전남, 대구광역시 동구·수성구 등 광역도시 중심 11개 방송권역에서 150만 방송가입자와 20만 인터넷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CMB는 지난해 1444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가입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하반기 조사 기준으로 154만439명이다. 시장점유율은 4.7%로 케이블 업계 4위다. 케이블 방송 1, 2위 기업인 LG헬로비전(옛 CJ헬로)와 티브로드가 이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팔린데 이어 3~5위 유료방송사가 모두 유료방송 시장 매물로 나온 셈이다.

 

이에 따라 유료TV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현 LG헬로비전)와 2위 티브로드(현 SK브로드밴드에 합병) 매각에 이어 3~5위 사업자인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톱5 모두 통신사 중심 M&A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13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했다. IPTV사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인수하는 최초 사례로,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품게 됐다.

 

유료TV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현대HCN 매각 관련 예비입찰에 KT·SK텔레콤·LG유플러스가 참여했으며,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옛 CJ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에, 2위 티브로드는 SK브로드밴드에 이미 매각된 상황에서 3위 사업자인 딜라이브와 5위인 현대HCN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유료TV시장 지각변동이 점쳐지는 이유다.

 

◆유료TV M&A 봇물...판도변화 불가피=유료TV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연내 IPTV(통신사)의 케이블TV 업체 인수전이 마무리돼 사실상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IPTV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M&A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동통신업계 입장에선 유료방송사 M&A를 통해 유료방송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유료TV 시장점유율 1위는 31.52% 점유율(올해 하반기 기준)을 기록한 KT·KT스카이라이프다.

 

다음은 ▲LG유플러스·LG헬로비전(037560) 24.91%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17% 순이다. 유료TV 핵심기업인 딜라이브(5.98%)·CMB(4.58%)·현대HCN(3.95%) 인수합병 여부에 따라 지위를 공고하게 하거나 순위를 뒤집을 수 있게 된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유료방송사별 시장점유율은 딜라이브(5.98%), CMB(4.58%), 현대HCN(3.9%) 순이다. 지난 9일 매물로 나온 CMB를 발판으로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 그리고 서울과 대구광역시 등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도 가능하다.

 

방송권역내 가입자 점유율에 있어 CMB의 경우 타 MSO 대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CMB 인수할 경우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강점이다. CMB의 경우 점유율이 이보다 높고 주요 광역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이통3사간 M&A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가 CMB를 인수할 경우 KT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6.1%로 1위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9.49%로 1위 KT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8.75%로 2위 탈환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지난해 M&A를 진행하면서 1위 KT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 31.52%,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91%, SK브로드밴드(구 티브로드 합산) 24.17%다. 따라서 이번 2차 M&A 또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통 3사의 케이블TV 인수전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유료방송 시장 ‘알짜’ 매물로 꼽히는 현대HCN의 예비 입찰에도 SKT와 LG유플러스, KT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까지 모두 참여한 바 있다. 현대HCN의 실사를 진행 중이며 이 과정을 거쳐 오는 7월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딜라이브는 나와있는 매물중 가입자가 가장 많아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반면 현대HCN은 현금창출능력이 높다. 현대HCN의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은 지난해 70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케이블TV를 놓고 인터넷(IP)TV 3사간 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 취임한 IPTV 3사 사장들이 시장 1위를 목표로 내건 만큼 본입찰 전까지 매물 인수 여부를 놓고 눈치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경쟁사가 어느 케이블TV를 인수하느냐에 시장 판도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위를 지켜야 하는 KT 측과 이와 격차를 줄이려는 2위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인수합병 여부에 따라 1위 자리를 유지하거나, 2,3위 순위가 뒤집힐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은 자사의 외형을 확장하거나 경쟁사의 외형확장은 차단하는 수단으로 치닫을 수 있다.

 

◆유료TV M&A 내몰리는 이유는?=유료TV 사업자들이 잇따라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료TV 시장의 중심추가 인터넷TV(IPTV) 쪽으로 상당부문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를 보는 이용자가 50%를 돌파했다. 케이블TV 유료TV 가입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유료TV 업체들이 매각에 잇따라 나선 이유는 작년까지만 해도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로 나뉘어 KT를 선두로'1강4중' 체제인 유료TV시장이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이 주도하는 통신 3강 체제로 재편된 데 따른 것이다.

 

유료TV 시장이 통신 3강 체제로 재편되자 최근 케이블사들이 조금이라도 몸값이 높을 때 팔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2000년대 초반 유료방송 시장 내 입지가 커질 만큼 몸집을 불려왔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되고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서비스(OTT)와 인터넷TV(IPTV)의 몸집이 점점 커지면서 MSO는 침체 위기를 겪고 있다. IPTV 가입자 수는 지난 2017년 하반기 SO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SO 가입자 수는 계속 감소해 IPTV와의 격차가 365만명으로 벌어졌다. 이중 유료TV 1,2위 사업자인 CJ헬로와 티브로드가 각 LG유플러스 및 SK텔레콤과 M&A가 이뤄지며, 나머지 SO 사업자들도 '출구전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