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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 '적자탈출' 승부수

지난해 창사 첫 적자 기록...2020 적자탈출 성공할까
"혁신 계속돼야" '유통 실험'으로 부진 탈출 노린다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유통가에서 가장 큰 이슈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1위를 굳건히 유지하며 '유통공룡'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오던 이마트가 영업이익에서 무려 300억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유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이마트가 부진하자 시장의 이목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로 쏠렸다. 정용진 부회장이 사실상 이마트 경영을 총괄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정용진 부회장의 파격적 유통실험이 빈번한 것도 이같은 인연 때문이다.

 

그동안 실험적인 사업 확장을 계속 선보였던 정용진 부회장 입장에서 올핸 위기인 동시에 변곡점이다. 정용진 부회장에게 2019년은 유난히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질 않는다. 경기불황과 온라인몰 확산 등 각종악재로 영업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에 창사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 노조 문제도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이뿐 아니다. 이마트의 가전 판매점 일렉트로마트 매니저들의 단체 카톡방 고객비하, 여성 고객 성희롱 사건이 터지면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시장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마트와 정용진 부회장에겐 부담거리다.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업체의 잇따른 도전도 이마트 경쟁력을 압박하는 요소중 하나다. 이같은 악재속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세일 앤 리스백 등의 대책을 발표하며 발빠르게 대응하는 등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지난해 창사 첫 적자에 노조 갈등까지 갈길 멀어=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창립 26년 만에 첫 분기실적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2분기 영업손실은 299억원으로 이는 지난 2018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에서 832억원 급감한 수치다. 이같은 부진한 성적표는 정용진 부회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주고 있다..

 

매출액은 오히려 4조581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894억원)대비 14.8% 늘었으나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6748억원 가량 늘어나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Baa3(안정적)’에서 등급은 Baa3’으로 유지하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마트의 실적부진은 대형마트가 가장 큰 원인이다. 기존점이 4.6% 역신장하면서, 할인점에서만 영업손실이 43억원 발생했다. 노브랜드·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 등은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부츠, 삐에로쑈핑 등에서 적자가 확대됐다. 전문점 부문 영업손실은 188억원을 기록했다.

 

위기가 계속되자 정용진 부회장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달 3일 자사주 90만주를 매입한다고 밝히며 주가안정화를 통해 주주 가치를 제고 해야할 시점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반토막 나 지난달엔 1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마트는 자사주 매입과 동시에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자산 유동화 계획도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해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입등의 방법이 근복적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통업체들도 이커머스 업체들처럼 이커다란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 변화 없이 자사주 매입 같은 단기적 처방만으론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혁신은 계속된다 '유통 실험'으로 부진 탈출 노린다=계속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정용진 부회장은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기민한 미래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지난해 7월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그는 "초저가 상품 개발과 기존점 매장 리뉴얼, 온라인 분야 신사업 등 이마트가 위기 대응책으로 추진해온 전략들을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춰 한층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온라인 신설법인 SSG닷컴의 성장을 위해 여러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보정, 김포에 이어 김포에 추가로 건설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반기 거래액 1조3000억원 매출액 3843억원을 기록하며 성장률 14%를 기록했다. 경쟁 상대인 쿠팡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아쉽지만 2023년 거래액 10조원 목표를 향해서는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초저가' 정책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간은 없다”며 “미지의 영역인 초저가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저가 전략들을 연이어 공개했다. 지난달 첫선을 보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2탄’이 대표적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사업전략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2009년 경영실적 보고회 당시 “이마트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10원이나 100원 싼 정도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며 “최소한 10%이상 싸야 한다”고 정 부회장은 말했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 대표이사에 오른 직후 가장 먼저 선택한 업무가 바로 이마트 ‘신가격정책’ 도입이다.

 

◆유통채널 다변화 통한 뉴 신세계 창조=유통업계에서는 창사 첫 적자를 맞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다시 한번 10년전의 초저가정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소비행태의 변화, 온라인유통채널의 급부상 등으로 국내 유통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정 부회장의 초저가전략이 2010년과 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국내 1위 유통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이 기존과 전혀 다른 원가 구조의 사업모델을 만들고 상품 개발부터 제조, 물류, 유통, 판매 등 모든 과정의 구조를 개선하면서 단기적이 아닌 구조적 변화를 통해 초저가 제품을 공급할 것을 요청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유통시장 주도권이 e커머스로 넘어간 가운데 오프라인 대기업 유통매장에만 적용된 규제는 형평성에 어긋난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이 항상 귀담아 듣는 소리들이다.

 

중국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도 중요하다. 정용진은 지난 2017년 중국시장에서 이마트를 철수한 뒤 관심을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향했다. 이마트는 베트남에 고밥점 하나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 동남아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에 이마트 2호점을 냈다. 올해 4~5개 점포를 추가한다. 몽골에도 2016년 7월 몽골 이마트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2017년 9월29일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2호점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