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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고금리 상품’ 빛좋은 개살구?

우대조건 따져보니 신용카드 사용 등 전재조건 많아
은행별로 고금리 상품 가입전 선제 조건 꼼꼼히 챙겨야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시중은행마다 7~8%에 달하는 고금리 상품이 최근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소비자에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 고금리 상품을 덥썩 물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이같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시중은행 우대금리 상품의 혜택을 보기 위해선 지정된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상품을 구입하는 등 까다로운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입기간도 짧은데다 금액도 소액에 그쳐 재산증식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시중은행의 고금리 상품을 향해 빛좋은 개살구라는 말까지 나오고 이유다다. 전문가들 조차 우대금리를 받기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상품 가입전 조건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는 조언하고 있다.

 

◆이업종 기업과 코어마케팅...상품할인·고금리 유혹=기업은행은 웅진씽크빅과 업무제휴를 통해 적립식 상품 'IBK웅진스마트올통장'을 출시했다. 기업은행은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연 최대 7%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웅진씽크빅은 초등학생을 상대로 상품을 판매하는 학습지 기업이다. 초등학교 자녀가 있지 않으면 기업은행의 고금리 적립식 상품인 'IBK웅진스마트올통장'은 가입할 필요성이 없는 상품이다.

 

실제로 이 상품을 가입하려면 웅진씽크빅이 출시한 초등 맞춤 인공지능(AI) 학습 서비스인 '웅진스마트올'을 2년간 사용해야 한다. 웅진스마트올을 2년 사용 약정할 경우 한달 사용료가 10만9000원이다.

 

또 이 상품의 월납입금 한도도 적어 받는 이자 규모도 크지 않다. 2년 만기로 월 최대 15만원까지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2년간 매달 15만원을 적립해도 만기후 세후 이자는 22만원 수준에 그치게 된다.

 

결국 웅진스마트올 월 회비를 1만원도 안되는 금액을 할인받기 위해 매월 15만원을 2년간 돈을 적립해야하는 셈이다.

 

◆자회사 금융상품 구입하는 등 전제조건 달아=신한은행은 최근 고금리 상품을 선보였다. 바로 연간 8.3%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이다.

 

당초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1.2%다. 여기에 신한은행 입출금계좌에서 자동이체 설정하면 0.3%포인트, 최근에 적금에 가입한 적 없으면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나머지 연 6.5%p는 마이신한포인트 또는 캐시백 형태로 제공된다.

 

이같은 포인트 및 캐시백을 받기 위해선 계열사 상품을 대거 가입해야한다. 우선 신한플러스 멤버십 가입에 가입해야하고 신한체크카드도 새로 발급받아 적금 가입일부터 만기 10일 이전까지 3개월 이상 총 30만원을 이용해야 된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1.5%포인트의 금리가 추가 제공된다. 이뿐 아니다. 또 4.0%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을 더 받기 위해서는 적금 가입 기간내 신한금융투자에서 증권 계좌를 만든 뒤 주식을 매수(2.0%포인트)해야 한다.

 

신한생명의 연금저축보험에도 가입(2.0%포인트)하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의 8.3% 금리를 누기 위해선 이처럼 부수적인 상품을 이용해하는 선제 조건이 뒤따른다.

 

◆신용카드사와 협력 통해 우대금리 제공=시중은행이 신용카드사와 협력해 출시하는 고금리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최고 연 5.7%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정기적금 상품 ‘우리 매직 적금 바이 현대카드’를 내놨다. 이 상품도 5.7% 금리를 받기 위해선 급여이채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1.7%다. 월 최대 50만원씩 12개월 적립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 거래실적 인정기간(6개월)간 우리은행 입출식 계좌로 급여이체를 하거나 연금이체를 해야 0.5%포인트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나머지 우대금리는 현대카드 신규 가입한 뒤 일정한 사용 기준을 채워야 가능한다. 신규 가입 후 연 600만원 실적을 채우면 3.0%포인트 우대금리가 서비스된다.

 

또 현대카드로 각종 이체를 월 1회 이상 해야 0.5%포인트 추가금리를 준다. 기존 현대카드 고객은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더라도 우대금리는 1.5%포인트에 그치게 된다.

 

SC제일은행과 삼성카드도 최고 연 7% 혜택을 주는 ‘부자되는 적금세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연 1.6% 기본금리에 나머지 연 5.4%포인트는 캐시백 형태로 되돌려준다.

 

하지만 캐시백 혜택을 받으려면 삼성카드에 신규 가입해야한다. 또 6개월간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의 경우엔 SC제일은행과 제휴한 카드를 발급받고 적금에 가입한 뒤 1년간 매달 30만원 이상 이용하는 존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