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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發 CJ 기상도...제일제당·대한통운 ‘맑음’ vs CGV ‘흐림‘

CJ제일제당 대한통운 매출 상승세 즐가운 비명
코로나19 사태로 CJ CGV 창사이래 첫 분기 적자

[퍼스트경제=최현지 기자] 제일제당·대한통운 ‘맑음’ vs CGV ‘흐림‘. 이는 국내 최대 생활문화기업 CJ그룹의 3대 핵심 계열사를 평가하는 코로나19發 경영 기상도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화면서 이처럼 CJ그룹 주력 계열사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에 따른 언텍트 영향으로 매출이 상승세를 타는 반면 CJ CGV는 맥을 못추는 등 정반대의 양상이다.

 

문제는 CJ CGV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언텍트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CJ CGV가 창사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CJ그룹이 CJ CGV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비상경영에 들어가는 등 총력태세에 작수했다.

 

◆CJ제일제당·대한통운 코로나19 불구 1분기 호성적=문화사업의 부진에도 주력사업인 CJ제일제당과 대한통운이 코로나19 속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CJ그룹의 주요 사업인 식품, 바이오, 물류, 문화사업 등이 주력 사업이다. 이중 식품과 바이오부문의 맏형인 CJ제일제당이 올해 상승세다. 해외 가공식품의 판매가 급증했고 코로나의 여파로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이 호조세이기 때문애다. CJ제일제당의 주력 브랜드중 하나인 '비비고'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도 가정간편식 영향이 컸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매출 23.9% 늘어난 3조4817억원, 영업이익은 53.3% 증가한 2201억원을 기록했다. 식품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대비 31.4% 많아진 2조2606억원이다. 미국 슈완스(7426억원)를 포함한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사업 효율화와 슈완스 판매 확대에 힘입어 15.3% 늘어난 1163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둔 혁신성장에 주력한 결과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안정된 성과를 냈다"면서 "핵심 제품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략적 연구개발 투자 및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1년새 30%이상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5153억6100만원으로 3.4%, 영업이익은 28.3% 늘어난 581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13억5800만원이다. 흑자전환이다.

 

택배업계에서 1분기는 비수기로 여겨지는데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택배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호재를 맞았다. CJ대한통운은 이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2.6%포인트 상승한 49.7%를 차지했다. 국내 택배물량 2건중 1건이 CJ대한통운을 이용한 셈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최근 택배 물량 증가와 전사적 수익성 제고 노력, 코로나19에 따른 각 사업별 영향 등이 실적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풀필먼트서비스 본격화와 코로나19발 언텍트 지속화 등을 감안하면 CJ대한통운의 2분기도 맑음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CJ CGV 코로나19발 언텍트 영파로 1분기 적자=CJ그룹의 고민은 CJ CGV다. CJ CGV는 올해 1분기 첫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언텍트 바람으로 심각한 영업난에 몰렸기 때문이다.

 

CJ CGV가 창사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는 문화사업 부문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CJ CGV는 멀티플렉스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막강한 파워 브랜드다.

 

하지만 점차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시장이 커지고 포스트 코로나19시대에 멀티플렉스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CJ그룹이 문화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을 목표하지만 콘텐츠 제작 및 온라인 중심으로 문화산업이 재편되는데다 멀티플렉스인 CJCGV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는 실정이다.

 

실제로 CJ CGV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71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도 2433억원으로 1년새 47.6% 급감했다. 특히 국내 매출이 바닥을 쳤다. 전년 1분기보다 47.6% 감소한 1278억원을 기록하면서 33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코로나10로 인한 신작 개봉이 줄줄이 연기디면서 관객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해외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특히 중국의 경우엔 1분기 매출이 158억원으로 85.6%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중단이 주된 이유다. 터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다른 지역도 실적이 전년 수준을 밑돌았다.

 

CJ CGV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상영관 영업 30% 축소, 10년이상 장기근속자 희망퇴직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유동성 강화를 위해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CJ CGV 관계자는 "유상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경영 돌입...수익성 강화 총력전=CJ그룹은 지난해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외적성장식 공격경영을 과감히 버리고 수익성 개선과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를 선택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사업체인 투썸플레이스를 비롯해 가양동 제일제당 용지, CJ인재원 등 비핵심 자산 등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주사 인력의 절반인 200명을 주요 계열사로 재배치하는 등 계열사에 힘을 실어주는 힘의 분산 전략도 택했다.

 

CJ그룹이 DL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체질개선을 통해 내실 다지기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수년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거치며 급속히 몸집을 키웠다.

 

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미국 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한 게 대표적인 경우다. CJ그룹은 슈완스컴퍼니 인수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이 10조원에 육박하는 등 자금부담이 발생했다. 지난해 임원 축소와 CEO 외부영입, 지주사 조직개편 등 변화를 꾀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CJ 관계자는 "2020년은 그룹의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해로 사업별 초격차 역량 확보 및 혁신성장 기반을 다질 중요한 시기다"며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금번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이 계열 상장사 최초로 CJ CGV에 25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