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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회장님의 클라쓰’ B급개그 화제

이천포럼서 젊은 직원 참여 독려 위해 직잡 B급 개그 펼쳐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포럼 참여율 부진우려 사태홍보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그 동영상이 연일 화제다. 최 회장이 최근 ‘SK 이천서브포럼’에서 대기업 총수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사내홍보 차원에서 직접 'B급 감성' 개그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행사를 담당했던 SK 관계자들은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이천포럼에 직원들이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최 회장 직접 개그맨 역할에 도전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의 개그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기 드라마를 패러디한 '최태원 클라쓰'라는 제목으로 유머와 예능 코드를 가미한 포럼 홍보영상을 매주 한 건씩 사내에 공개하는데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 선보인 최 회장의 '삼행시' 영상은 '일하는 방식 혁신'을 주제로 8일 열리는 포럼에 앞서 영상에 올렸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포럼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직접 나서겠다고 자청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포럼이 온라인으로만 열리고 일과 시간에 시청하는 관계로 임직원 참여가 느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 회장이 직접 참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소통 방식은 2030 세대 젊은 직원들에게 맞췄다. 앞서 선보인 2편의 경우엔 "40초내 사회적 가치 측정을 몸으로 설명하라"는 미션이었다. 이같은 예상 밖의 미션을 받고 어려워서 답답해하던 최 회장이 급기야 옷을 벗으려고 하자 최 회장의 몸에 빨간 자막의 '19금' 표기가 뜨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은 말로 설명하려다가 제작진이 '몸으로만 해야 한다'고 설명하자 "이거 참 좋은데 표현할 수가 없네"라며 유명 광고문구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지난달 공개된 1편에선 최 회장이 SK이천포럼 홍보 아이디어 회의중 불쑥 들어와 "직접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처럼 말한 뒤 머리 위에 말풍선으로 "내가 무슨 일을 벌인 거지?"라는 자막이 뜬 영상을 선보였다.

 

최 회장은 그룹 총수의 근엄한 분위기를 내려놓고 젊은 직원들과 한바탕 웃음을 시도할 정도로 포럼 참여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SK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포럼을 통해 산업기술, 경영환경, 고객취향은 물론 지정학적 변화 등 흐름을 따라잡아야만 근본적 혁신(딥체인지)이 가능하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천포럼을 취소하지 않고 5월 하순부터 온라인을 통해 행사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최 회장은 직원들의 사업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2017년 내부용 이천포럼을 만들었다. 그 뒤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2018년부터는 이천서브포럼을 지속하고 있다.

 

이천포럼에는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세계 경제, 산업, 기술, 과학, 지정학 분야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 정보를 공유하고 SK의 미래를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올핸 해외 포럼 개최와 참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천포럼에 큰 무게를 집중하고 있다.

 

SK그룹 경영진은 올해 이천포럼은 딥체인지 디자인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모색하는 자리여서 서브포럼에서 이해를 높여야할 필요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이류로 최 회장은 포럼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최종현 학술원을 통해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톈진포럼, 난징포럼, 도쿄포럼, 하노이포럼 등을 개최했다. 그는 또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중국 보아오포럼 등 국제적 포럼도 매년 참석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는 행복경영을 전파하기 위해 직원들과 100차례에 걸쳐 만나는 '행복토크'를 약속대로 완주했다. 최 회장은 '유튜버' 같은 모습으로 수평적인 소통을 하는 동시에 어려움을 겪는 그룹 구성원을 소상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이후 방역 강화에 힘쓰는 서린빌딩 SK본사 건물관리 직원들에게 홍삼 등 선물과 감사카드를 전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최근엔 임직원들과 함께 헌혈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최 회장은 경기중 쓰러진 SK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에게는 위로 메시지를 전했고 5월엔 올림픽 연기와 리그 중단 등으로 힘들어하는 스포츠단 선수들을 화상으로 만나 격려하는 등 직원과의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최 회장의 ‘회장님의 클라쓰’ B급 개그도 이같은 소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