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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코로나19' 불황 무풍지대...연체율 최저

4대 시중은행 대손충당금 적립율 110% 상회
하나은행 3월 연체율 0.21%...시중은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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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은행은 코로나19 무풍지대" 소비자나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맡아주는 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등 4대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황 무풍지대'로 불리고 있다. 

 

올초 촉발한 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영세상인들 모두가 경영난을 겪는 등 초토화된 반면 4대 시중은행은 코로나19發 불황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던 3월 연체율은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견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 연체율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최저=올해 3월 말 현재 4대 시중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 단순 산술평균은 0.2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0.31%)대비0.04%포인트 상향 조정된 비율이다.

 

이같은 평균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말(1.21%)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연체율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은행은 연말에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부실채권을 정리한 영향이 컸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통산 부실채권을 정리하면 이듬해 1분기 연체율은 전년도 말에 비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의 경우엔 2018년대비 연체율이 0.04%포인트 상승하는 등 이례적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3월엔 0.27%로 전년 말 0.26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4대 시중은행중 연체율이 가장 낮은 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말 현재 연체율이 0.21%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0.09%포인트 개선된 숫자다 3월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역대 최저치다.

 

하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한 직후인 지난 2016년 3월 말 연체율이 잠시 상승세를 탔지만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뒤 연체율이 크게 개선되는 하향곡선을 그린 바 있다.

 

이같은 시중은행의 연체율 호전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위기 여파로 시중은행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올해 3월 말 연체율은 시중은행이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 없는 상태에서 연체율 개선은 이례적인 성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3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는 1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2조3000억원)대비 40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부실채권 차단으로 수익성·건선성 최상=시중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이는 시중은행이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해 무리하게 부실채권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경우 금융권의 부실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권은 이를 차단하고 예방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금융지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2분기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1분기에는 각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의 후유증을 차단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수익성·건전성 방어에 나서는 등 상대적으로 효과를 봤다”며 “문제는 2분기부터 코로나19 충격이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적적 전망만 있는 게 아니다.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적극 나서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흡수할 완충지대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의 단순 산술평균이 113%정도로 100%를 상회하는 등 대손충당비율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 여신이 모두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같은 충격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한 셈이다. 고강도 건전성을 갖춘 시중은행들은 2분기에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돕는 등 경기회복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각 은행의 자산건전성 불안 요소는 상존한 상황이다"며 "하지만 건전성 관리를 지속한 덕분에 건전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