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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원이면 10억원 분양아파트 ‘줍줍줍’

분양가 10억 아파트 전셋값 8억6300만원...1.5억으로 매입
올들어 집값 0.8% 하락, 전셋값 0.58% 상승 등 갭투자 무난

 

[퍼스트경제=김근식 기자] 1억5000만원만 소유하고 있다면 분양가 10억원짜리 고급아파트의 소유주가 될 수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나타난 일종의 갭투자 현상이다.

 

실제로 10억원짜리 아파트는 전세비중이 85%까지 치솟으면서 1억5000만원이면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10억짜리 아파트를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직방이 입주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전국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기준 전세가율(분양가 대비 전셋값 비율)을 분석한 결과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전국 신축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76.6%로, 2년 만에 7.1%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전세가율은 86.3%다.

 

죽, 분양가 10억원인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8억6300만원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필요한 금액은 전세금을 뺀 나머지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취·등록세와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을 포함하더다로 2억원이면 충분히 매입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 전세가율은 2년새 1.7%포인트 올랐다. 수도권은 2년새 5.8%포인트 상승하며 76.4%를 기록했다. 지방도 같은 기간 전세가율이 6.8%포인트 오른 73.3%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청약시장 호황은 주변 시세대비 낮은 분양가뿐 아니라 대출이 어려워도 전세를 적극 활용하면 아파트 매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신축 아파트 전세가율은 더욱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서울 신축 아파트중 4억원 이하의 전세가율은 90%에 달했다. 분양가가 4억원인 아파트를 분양 받아 완공 후 전세를 줄 경우 실제 소요되는 투자금은 4000만원 수준이라는 의미다.

 

4억~6억원 이하도 89.8%로 높았다. 15억원 초과하는 아파트 전세가율도 89.6%다. 6억~9억원 이하 아파트 전세가율은 81.6%다. 15억원을 웃도는 고가 아파트 전셋가율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수도권은 6억~9억원 이하 전세가율이 90.7%로 높았다. 지방은 가격대별 평균 전세가율이 70%였지만, 15억원 초과는 53.7%로 낮았다.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오른 데는 주택 규제 영향이 크게 나왔다.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분양가‧세금‧대출 등을 압박하면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전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전세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58% 올랐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값은 0.08% 내렸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신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신규 아파트 선호도가 덩달아 높아졌다. 실제로 입주 1년 이상된 기존 아파트와 전세가율 부문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가율은 기존 아파트보다 29.6% 높았다. 대전(25.1%), 세종(20.3%), 광주(12.6%)도 신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간 전세가율 차이가 컸다. 아파트 거주의무기간 규제가 확대될 경우 전세 놓기가 어려워지는 만큼 당분간 청약 집중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 의지를 내보이는 만큼 자금 여력 없이 전세 보증금을 염두에 둔 청약은 위험하다”며 “보유세 등 각종 세금 부담도 커진 만큼 주택매입시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