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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성장률·물가 마이너스 시대...디플레이션 고개드나

8개월만에 소비자물가 마이너스...경제성장율 1분기 -1.3%
유가하락 등 일시적 저물가 현상...정부 "디플레이션은 아니다"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경제성장율과 소비자물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사태와 유가하락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올해 1분기는 전분기에 비해 -1.3%를 기록하는 등 뒷걸음질쳤다.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소비자물가도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역시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유치원비 지원과 공공서비스 물가 하향조정,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식물가 진정 등도 한몫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1분기 성장률 -1.3%...11년3개월만에 최저=한국은행의 1분기 국민소득 잠정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3% 줄었다.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지출부문 세부항목을 보면, 민간소비가 6.5%나 줄었다. 재화와 서비스 소비 모두 위축됐다. 민간소비 성장률도 1998년 1분기(-13.8%) 이후 가장 낮다. 수출의 경우 자동차·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1.4% 줄었고, 수입도 3.6% 감소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8% 감소했다.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1.3%)을 웃돈 숫자다. 국민경제 물가를 의미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0.6% 떨어졌다. 작년 1분기(-0.6%)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지출항목별 조사에선 수출물가 디플레이터가 2.6% 낮아졌다. 이는 전체 GDP 디플레이터 하락에 많은 영향을 줬다.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벼수는 국제유가, 반도체 가격, 환율, 총수요압력 등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GDP 성장률도 마이너스(-2%대 초반)를 전망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유가급락 여파로 0.3% 하락=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2015년=100)로 전년 동기대비 0.3%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8개월만이다. 앞서 작년 9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0.4%를 찍은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들어 1%대를 기록하면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들어 상승세를 타선 소비자물가가 하락세도 다시 반전된 것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이다. 코로나19 사로 4월 재차 0%대 초반으로 떨어진 뒤 5월엔 마이너스로 주저 앉았다.

 

야채류와 고기류, 생선류 등은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로 대부분 가격이 상승세였지만 공업제품 등 2.0% 내려가는 등 하락세가 뚜렷했다. 특히석유류 가격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18.7% 급락했다. 이로 인해 전체 소바자 물가는 0.82%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유류가격의 경우 휘발유는 17.2%, 경유가 23.0%, 자동차용 LPG가 14.4%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0.1% 상승했지만 이는 지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공공서비스 물가가 1.9% 하락하며 전체 물가지수를 0.27%포인트 끌어 내렸다.

 

교통물가도 지난 2015년 10월(-6.9%) 이후 최저치인 -6.9%를 기록했다. 오락 및 문화(-1.6%), 통신(0.7%)도 하락했다. 반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2.4%), 보건(1.6%), 음식 및 숙박(0.8%), 의류 및 신발(0.8%) 등은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은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뿐 디플레이션 징후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