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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로 승부하라“...보험사 생존전략 다시 짠다

코로나19 사태후 '언택트‘ 영업시스템 강화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유명 보험사들이 줄줄이 생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새로운 생존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비대면을 의미하는 언택트다. 코로나19 사태로 계기로 산업 전반에 걸쳐 언택트 바람이 거세게 불기 때문이다. 직접 고객을 만나 영업하는 보험도 예외가 아니다.

 

대면영업이 생명줄인 보험업계 입장에선 기존의 생존전략을 180도 뒤집는 새판짜기를 의미한다. 보험업계는 그동안 대면영업 비중이 높았던 만큼 코로나19발 타격이 불가피하고 언택트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통한 온라인 고객접점 구축=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최근 임직원을 향해 "디지털 트렌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했다. 그는 또 ”디지털 트렌드는 가속화하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급속한 전환을 이끌 것"이라며 진단했다.

 

신 회장은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코로나가 바꿀 새로운 세상을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이 디지털 트랜드를 주문한 첫 번째 키워드는 언텍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가 미래형 생존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생명보험 시장의 경우 상품구조가 복잡해 보험설계사의 대면 영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절대적이다. 보험설계사가 잠재 고객에게 위험을 환기시키고 복잡한 보험 상품을 설명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영업 방식이 기존의 생존전략이었다.

 

이처럼 대면 영업으로 먹고사는 보험사들이 달라지고 있다. 비대면 영업망을 구축하는 등 언택트 방식으로 궤도수정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려는 언택트 바람이 몰고온 사회적 변화 현상이다. 이는 전업계 제시된 과제다. 보험업도 마찮가지다.

 

우선 교보생명은 오는 2023년까지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건강·금융·생활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해 언택트 시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보험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건강·노후관리 등을 지원하는 8가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발굴한 사업 모델을 추가로 탑재하며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발빠른 변화를 목색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단순 사고에 대해선 보상직원이 고화질 영상을 통해 곧바로 상담, 안내하는 언택트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단순사고가 발생하면 고객은 보상직원을 기다리지 않고 핸드폰 카메라를 켜면 되는 방식이다.

 

DB손해보험의 이같은 언택트 서비스는 출시 후 하루 60~70건 이용되고 있다. 이는 전체 사고 접수 건수의 5~6% 수준이다. 아직 이용율은 낮지만 증가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신속한 사고처리가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며 "언택트 시대 적합한 서비스여서 앞으로 비중을 1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언택트 세미나‘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삼성생명이 그렇다. 삼성생명은 최근 우수고객을 위한 2020 개정세법 모바일 세미나를 개최, 많은 고객의 참석을 유도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곤란해지자 개인방송 형식을 빌린 모바일 세미나로 고객과의 온라인 소통창구를 개설한 것이다.

 

◆매출 강화 핵심 키워드 '언택트‘ 급부상=삼성화재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분기 암·어린이보험 등 장기인보험 계약을 68만건 체결했다. 이는 전년동기(59만건) 대비 27.3% 증가한 숫자다.

 

손보업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컨설팅부터 보험 가입까지 가능한 디지털영업 시스템을 가동한 성과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8월 시스템 구축 이후 3월 기준 전체 인보험 실적의 8.8%(10억7000만원)가 주중 저녁과 주말에 집중됐다. 이중 38.4%는 주말 몫이다.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등장도 언택트의 성장 가능성을 예고하는 단면이다. 국내 첫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최근 출범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해보험이 출자해 만든 디지털 보험히사다.

 

카카오의 금융플랫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의 합작사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가 디지털 손보사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 손보 시장을 만들고 있는 캐롯손보는 '언택트' 강화를 위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AI(인공지능)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대면 가입형 '캐롯 폰케어 액정안심보험'이다. 이 상품은 매장 방문없이 고객이 휴대폰 시리얼 넘버와 외관을 동영상으로 업로드하면, AI가 자동으로 영상을 스캐닝하고 파손 여부를 확인, 보험 가입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보험이다.

 

캐롯손보의 AI 영상인식 기술은 고려대 기계지능연구실 석흥일 교수팀과의 '스마트폰 결함 검출기술 개발 프로젝트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됐다. 기존 휴대폰 보험은 파손된 휴대폰의 보험 가입 등을 우려해 통신사 대리점 등을 통해 대면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선 언택트 방식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언택트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렸다"며 "고객들의 새로운 보장 욕구에 부응하는 디지털 손보사는 언택트 시대 보험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수 순천향대(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뒤 생활패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보험 역시 변화해야 생존가능하다"며 "보험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나 마케팅 전략 등 과거보다 IT기술을 활용한 언택트 방식의 보험 투자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