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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가 '코로나19' 불구 상승세

코로나19에도 수도권 주택시장 '꿈틀'
'집값 하락' 예상 뒤엎는 상승장 현실화(?)

 

[퍼스트경제 = 김근식 기자] #. 6월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치 않네요. 일부 급급매물이 사라진 뒤엔 오히려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분위기예요. 특히 삼성동 GBC와 용산유휴지 개발 뉴스가 나온 뒤엔 오름세가 심상치 않아요. (서울 용산 중개업소 관계자의 말)  

 

정부 당국의 각종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호황을 누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하락하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집값도 상승폭이 축소됐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에 공시가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부세 강화 조치 6월 시행을 앞두고 하락하던 강남3구 일대 아파트 값이 급매물 소진후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북 등 일부 지역도 아파트값 변화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에도 수도권 주택시장 '꿈틀'=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매매 거래는 총 9만8047건이다.

 

이는 부동산 매매거래 집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분기로는 최대 수준이다.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9만건을 넘어선 것은 주택시장이 대세 상승기에 진입한 지난 2015년(9만3348건)이 유일하다.

 

올해 1분기 이같은 높은 실적이 발생한 것은 경기와 인천에서 역대 1분기 최대 거래량을 경신한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직전분기 10만4796건에 비해서는 6.4%(6749건) 감소했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 등으로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매수세가 급감한 탓이다.

 

실제로 거래금액 구간별로 보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전분기 대비 9.1%(6966건) 늘었다. 반면 6억원을 초과한 모든 구간에서 일제히 거래량이 급감하는 대조를 보였다. 특히 대출이 막힌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분의 1 정도 감소했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의 경우엔 거래량이 거의 반토막났다. 지난해 4분기(3만2605건) 대비 46.8% 줄어든 1만5248건 거래에 그쳤다.

 

특히 고가 아파트 비중이 몰린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의 거래량은 전분기보다 감소폭이 무려 70%에 달했다. 하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원(2362건), 구로(1231건), 도봉(1119건), 성북(1108건), 강서(1021건) 등은 1000건 이상 거래됐다. 거래량이 급감한 강남3구와는 뚜렷한 온도차다.

 

경기와 인천에서의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전분기보다 늘었다. 경기도에서는 전분기보다 6.8% 늘어난 6만3977건 거래됐다.

 

수원과 용인이 각각 7902건, 7319건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화성(5662건), 고양(4456건), 남양주(3743건), 안산(3549건), 부천(3252건), 시흥(3122건) 순이다. 특히 군포(2838건)와 오산(1924건)은 2.20대책 이후 비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전분기보다 2배 이상 거래량이 늘었다.

 

인천도 연수구(3511건), 남동구(3423건), 서구(3097건), 부평구(2792건)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연수구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GTX-C노선 예비타당성 통과 호재로 송도신도시에 청약열풍이 불면서 아파트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경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2월은 비규제 지역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이어지면서 경기와 인천의 거래가 늘었다” 며 “코로나19가 팬데믹에 진입한 3월들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집값 하락' 예상 뒤엎는 가격 상승장 현실화=보유세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여전히 아파트 값이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상승장이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매매가격은 0.03%, 전세가격은 0.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대비 0.05% 떨어졌다. 지난주(0.04%)보다 하락폭이 커지면서 3주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도 지난주 0.12% 상승에서 이번주는 0.06% 오르는데 그쳐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방은 전주 대비 0.01% 떨어져 하락폭이 동일했다.

 

지역별로는 강북은 마포(-0.06%)·용산(-0.05%)·성동구(-0.02%) 등 주요 대표 단지 호가 내림세가 지속하고 있다. 또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도봉·강북구가 보합 전환했다. 강북 전체 보합에서 하락(-0.02%) 전환했다. 2019년 7월 1주차 상승 이후 41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4구 역시 강남(-0.27%)·서초(-0.26%)·송파구(-0.19%)는 정부규제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주요 지역·단지 하락세가 지속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역도 매물이 증가하며 하락폭이 커졌다.

 

반면 강남4구 외 관악구(0.05%)는 봉천동 위주로, 구로(0.04%)·강서(0.02%)·금천구(0.02%)는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과 보유세 부담 등 요인으로 관망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서울 주요지역은 대체로 급매 위주로 거래되며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