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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아파트값 상승세 지속...대출 급증

12·16 부동산 대책 효과 '아직'...신축 전셋값 1억 올라

[퍼스트경제=김응석 기자] 아파트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12.16 대책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였지만 그래도 오름세는 여전하다. 서울 아파트값의 경우 6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부동산 대책 약발이 미흡하다는 말도 나온다.

 

전세값도 일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1억원 가량 올랐다는 뉴스도 나온다. 이같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데 발맞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촐도 16년만에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값, 6주 연속 상승...오름폭은 둔화=12.16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6주 연속 줄었다. 한국감정원은 30일, 27일 조사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대비 0.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올랐다.

 

감정원은 강남(-0.03%)·서초(-0.04%)·송파구(-0.04%) 등 강남 3구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했으며 낙폭도 지난주보다 커졌다고 전했다. 재건축 단지와 일반 아파트에서도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내에 팔려는 급매물들이 나오면서 호가가 하락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졌던 양천구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지난주 0.04%에서 금주 0.01%로 크게 둔화했다. 반면, 동대문구는 지난주 0.03%에서 금주 0.05%로 오름폭이 확대됐고 노원(0.05%), 강북(0.06%), 금천(0.04%), 관악구(0.05%) 등도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모두 비강남권 지역으로 9억원 이하 실수요나 투자수요가 움직이면서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셋값도 설 연휴를 맞아 오름폭이 다소 줄었다. 전국적으로 0.08% 오른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주 0.10%에서 금주 0.05%, 경기도는 지난주 0.17%에서 금주 0.13%로 각각 둔화했다.

 

◆서울 신축 아파트, 전셋값 1억원 올라=입주 후 2년이 지난 서울 신축아파트의 전셋값이 1억 넘게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KB부동산 리브온은 31일, 앞선 사례의 평균 전셋값은 2018년 12월 6억8600만원에서 지난 13일 기준 1억400만원(15.2%) 오른 7억9000만원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1500만원 오른 4억7700만원에 달했다. 서울시내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전체 평균에 1.6배, 가격 인상 폭은 평균 7배다.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새 아파트는 전세보증금이 1억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2018년 12월 평균 6억9575만원에서 올해 1월 평균 9억109만원으로 2억534만원(29.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1억1870만원(11.7%), 서초구는 1억1160만원(9.3%) 올랐다. 이달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의 입주 2년차 새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11억3400만원, 13억164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올해 서울에서 청약 대기, 집값 부담에 따른 전세 선호, 재개발·재건축 이주 등이 겹쳐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매물 부족에 따른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세를 보이면서 '반전세'(전세보증금+월세)나 월세 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월 주택대출, 16년만에 최대 증가=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주택대출이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주택매매에 대한 자금 수요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대출이 강력한 대출 규제를 포함한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 주택대출은 1개월 전보다 4조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고가 주택 매입자금의 대출을 제한한 12·16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1월 대출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주택매매계약 후 자금 수요까지 2개월 안팎으로 시차가 있는데 작년 11월 주택 거래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정책 효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부동산 통계(이달 7일 집계 기준)를 보면 작년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1000가구, 전세 거래량은 1만가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대출을 제외한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이 포함된 은행권 기타대출은 계절 요인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대출(안심전환대출 포함)과 기타대출을 모두 합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1월 기준으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8조6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3조1000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6000억원 늘었다.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연말 일시 상환했던 대출을 다시 받고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해 자금 수요가 늘어난 계절요인 영향을 받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