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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홈쇼핑, 베트남사업 적신호

롯데이어 CJ 베트남사업 철수...GS, 현대 등도 고전

[퍼스트경제=서연옥 기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TV홈쇼핑이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롯데에 이어 CJ가 베트남 홈쇼핑 사업을 철수했다. GS와 현대 등도 사업 철수를 신중히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영업중인 홈쇼핑의 수익성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위해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홈쇼핑업계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타개책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우선 CJ오쇼핑은 베트남 진출 약 10년 만에 현지 홈쇼핑 사업을 접기로 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점차 떨어져 사업을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CJ오쇼핑은 지난 11년 베트남 SCTV와 지분을 50대50으로 나눠갖는 합작법인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CJ오쇼핑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지난 2017년 397억 원을 기록한 후 2018년 360억 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손실도 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4억 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은 올해 안으로 베트남 사업법인 SCJ 홈쇼핑 보유 지분 50% 전량을 합작사인 SCTV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연내에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이 최근 외형보다는 수익 중심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의 일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CJ오쇼핑은 2017년부터 중국, 인도, 일본, 태국 등 해외 홈쇼핑 사업에서 연이어 철수하고 있다.롯데홈쇼핑은 더 빠른 시기에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홈쇼핑은 베트남 진출 7년만인 지난 2018년 베트남 합작법인인 '롯데닷비엣'을 정리했다.

 

2011년 현지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닷비엣과의 의견차로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여기에 베트남 홈쇼핑 시장마저 급격하게 위축되자 결국 현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010년 진출한 중국시장에서도 2018년 원난, 산둥 지분과 사업권을 중국 현지 업체에 매각하면서 8년만에 철수했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의 상황도 좋지 않다. GS홈쇼핑은 지난 2012년 베트남 손킴그룹과 합작한 '비비 홈쇼핑'에 350만 달러(40억원)를 투자, 'VGS SHOP'을 개국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 각각 3억원, 2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냈을뿐 지난 2018년까지 줄곧 적자다. 2017년 기존 녹화방송을 생방송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2018년에는 홈쇼핑 송출 플랫폼을 늘리는 투자를 단행한 터라 고정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그 동안 베트남 사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던 만큼 당장 현지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 며"아직까지 베트남 현지 사업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꾸준히 현지에서 성장동력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베트남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베트남 방송인 VTV와 손잡고 'VTV 현대홈쇼핑'을 세워 2016년부터 사업중이다. 하지만 사업 첫해 4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17년 35억원, 2018년 36억원으로 연속 적자다. 2018년 말 기준 누적 적자는 119억원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베트남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동남아 시장이 모바일 쇼핑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기 때문이다. 베트남 홈쇼핑 시장은 2008년 이후 매년 두 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커머스 시장에 고객을 뺏겨 성장률이 둔화됐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한국에서 TV 홈쇼핑이 누렸던 전성기가 베트남에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